코로나 이후 한국 기업 수출로 버텼다…내수는 양극화 커져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1:05

이달 초 부산신항에 접안해 있는 컨테이너선에 수출 화물이 가득 실려 있다. [연합뉴스]

이달 초 부산신항에 접안해 있는 컨테이너선에 수출 화물이 가득 실려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수출로 버텨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3일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총 매출은 723조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상반기(674조원)보다 49조원 늘었다. 이 중 46조원은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고, 내수 매출 증가분은 3조원에 그쳤다.

100대 기업의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397조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351조원)보다 13% 늘어나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었다. 그러나 국내 매출은 326조원으로, 2019년 상반기(323조원)보다 1%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 매출이 내수보다 많이 늘어남에 따라 올 상반기 100대 기업의 대외 의존도(해외 매출/전체 매출)는 55%로 2019년(52%)보다 3% 포인트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연말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던 미국과 유럽에서 매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증가 폭이 작았다.

최근 3년 간 100대 기업 상반기 국내외 매출. [자료 한경연]

최근 3년 간 100대 기업 상반기 국내외 매출. [자료 한경연]

내수 시장의 경우 100대 기업 중에서도 규모별 양극화가 뚜렷해져 상위 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대 기업의 올 상반기 내수 매출은 2019년 상반기보다 13% 늘어났다. 반면 100대 기업 중 나머지 80대 기업의 내수 매출은 2019년에 비해 7% 감소했다. 매출 상위 20%와 하위 20% 간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2019년 10배에서 11배로 커졌다.

업종별로는 의약·의료, 전기·전자, 운수·장비 부문의 매출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났다. 반면 기계·조선·서비스 분야의 매출은 국내외 모두 줄었다. 의약·의료 업종은 코로나19 진단 키트의 수요 급증으로 2019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내수는 23%, 수출은 1000% 넘게 증가했다. 전기·전자 업종도 비대면 영업과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모바일 기기와 반도체의 수요 증가 덕분에 국내외 매출이 모두 늘어났다. 반면 기계 업종은 중국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조선 업종은 업황 악화에 따른 수주 공백으로 국내외 매출이 줄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내수 시장의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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