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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美, 세계 백신 무기고 되겠다…5억회분 추가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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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을 진행된 '세계 코로나19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5억 회분을 추가 구매해 저소득 국가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화상을 진행된 '세계 코로나19 정상회의'에서 "코로나19 백신 5억 회분을 추가 구매해 저소득 국가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5억 회분을 추가로 구매해 세계에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76차 유엔총회의 일환으로 화상으로 열린 '세계 코로나19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또 다른 역사적 약속을 내놓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100개국에 1억6000만 회분의 백신을 내보냈고,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코백스(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를 통해 기증하기로 한 5억 회분의 화이자 백신도 세계로 전달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 이맘때쯤이면 (추가로 기증하는) 5억 회분이 모두 배에 실릴 것"이라면서 "총 11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기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 한 명이 백신을 맞을 때, 나머지 전 세계 사람 세 명에게 주사를 놓겠다는 계획을 지키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은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면서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됐다.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이 3%에 그치는 상황에서 부스터샷을 강행하는 것은 '바이든 표 미국 우선주의'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다른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백신을 기부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2차 대전 때 미국이 민주주의의 무기고였던 것처럼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전 세계 70% 접종 위해선 50억 회분 기증 필요" 

그러나 이런 야심 찬 구상도 내년까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를 진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PR에 따르면 이날 정상회의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인구 40%가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까지 제시한 목표치는 70%다.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캐롤린 레이놀즈 팬데믹 액션 네트워크 공동설립자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 50억 회분의 백신이 더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이 내년 이맘때까지 기부하겠다고 한 분량의 4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레이놀즈는 "충분히 공급된다 하더라도 (저소득 국가에서) 백신을 제대로 유통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라면서 "전 세계 백신 접종을 서두르기 위해선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이자 측은 미국 정부가 저소득 국가 기부를 위해 구매하는 백신을 마진 없는 원가에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자국민 백신 접종률도 제대로 못 올리는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기부를 늘리는 것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백신 기부로 세계를 선도하는 동안 다른 고소득 국가들도 백신을 기증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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