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을 앞두고 이런저런 어젠다를 내놓는 것이 국제적으로도 사실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며 "국내에서도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앞서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꺼낸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며 "과거에도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진행했던 외교적 일정들이 국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미국 관계자들에게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보다 한·미 간 관계, 그리고 미·일 간 관계를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안보 체제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리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바람직한 행동에는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의견에 대해 이 대표는 "송 대표님이 북한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신 것은 알겠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북한의 신뢰할 수 없는 일련의 행동들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 부분을 미국 조야에 냉정하게 전달하고 상의하는 게 중요하지 너무 희망적인 것만 강조돼선 미국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가 논의 중인 대북 인도지원에 대해 "기존의 대한민국 틀에서 벗어난 추가적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임기 초인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한국의) 차기 정부와 논의하고 싶은 게 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7일까지 미국 워싱턴DC와 뉴욕·로스앤젤레스 등을 오가며 미 당국자 등과 대북·대미 정책을 논의하고, 현지 동포를 대상으로 내년 3월 대선 재외국민 투표를 독려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 일정에는 정진석 국회 부의장, 국회 외통위 소속 조태용·태영호 의원, 김석기 당 조직부총장, 서범수 당 대표 비서실장, 허은아 수석대변인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