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분수대

MZ세대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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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장주영 기자 중앙일보 기자
장주영 내셔널팀 기자

장주영 내셔널팀 기자

‘MZ세대’는 1980년에서 1995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6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용어다. 마케팅 용어에서 유래한 세대 분류법인데, 지금은 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기업들은 MZ세대의 가치관과 소비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MZ세대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다룬 책들도 서점마다 빼곡하다.

같은 세대로 묶였지만, 밀레니얼과 Z세대의 간극은 적지 않다. 40대 초반 직장인과 20살 대학생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이들이 20살의 나이 차를 초월해, 생각과 행동이 무조건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렵다. 마케팅 관점에서 따져봐도 직장인과 대학생이 가진 구매력의 차이는 확연하다. 이러다 보니 MZ세대를 하나로 묶는 분류법은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부 학자는 MZ세대 분류법이 억지스러움을 넘어 ‘가짜과학’이라며 해악을 경고하기도 한다. 미국 메릴랜드대의 필립 코헨 교수는 지난 7월 사회학 연구자 150여명의 서명을 모아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2018년 MZ세대 리포트를 발표한 기관이다. 코헨 교수는 “세대 구분은 임의적이며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대중에게 고정관념을 주입하고, 사회과학 연구를 방해한다”고 서한에서 주장했다.

정작 MZ세대 이름표가 붙은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한 래퍼 이영지의 발언이 눈길을 끈다. 이영지는 2002년생으로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함으로 방송가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이날 방송에서 이영지는 ‘MZ세대의 아이콘’이라는 평가에 대해 “MZ세대는 알파벳 계보(세대 분류)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인 거 같다”며 “MZ세대들은 막상 자신들이 MZ세대인 것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렇듯 MZ세대 분류법이 무조건 틀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절대적이라고 믿기도 어렵다. 최근 MZ세대 표심잡기에 혈안인 대선 주자들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어떤 이름표를 붙이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대 청년의 고뇌와 고민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것이다.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 젊은 층 유행어를 올린다고 지지율이 저절로 오르진 않는다. 얄팍한 코드 맞추기는 밑천이 금방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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