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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선 백신 100만회분 받고, 베트남엔 100만회분 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정부가 영국과 백신 교환(스와프)을 통해 화이자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00만 회분을 들여온다. 이어 다음 달 중 비슷한 양의 백신을 베트남에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이 외국에 백신을 직접 지원하는 건 처음인데, 당국은 “국내 접종에 차질 없는 선에서 하겠다”고 밝혔다.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는 22일 영국 정부와 백신 상호 공여 약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TF는 “영국으로부터 화이자 백신 100만 회분을 공급받고, 12월 중 분할해 반환한다”고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백신 교환을 계기로 한·영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이스라엘·루마니아와 백신을 교환했고, 미국에서는 기부받았다.

정부는 백신을 받아 미접종자와 50대, 18~49세의 2차 접종 등에 쓸 예정이다. 현재 1차 접종률은 70%를 넘겼지만 2차 접종률은 40%대다. 최근 18~49세 접종이 한창이지만, 백신 물량 불안정해 화이자·모더나 백신 모두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린 상태다.

한편, 정부가 베트남에 지원하는 백신은 최소 100만 회분 정도다. 영국에서 받는 만큼 베트남에 주는 셈이다. 이런 사실은 21일(현지 시각) 문 대통령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통해 알려졌다. 정부가 직접 외국에 백신을 무상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이면 국민 70%가 접종을 끝내 백신 수급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측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외교·경제적 요인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베트남에는 15만6000명의 재외국민이 거주하고, 우리 기업 9000여개가 진출해 있다. 신남방 정책의 핵심 협력 국가”라며 “베트남 쪽에서 지속해서 백신 지원을 요청한 상황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정부의 백신 구매 비용 지원 요청에 한국 기업들이 기부 방식으로 거액을 냈다.

강도태 차관은 “우리나라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활용한 후 공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앞서 미국과 중국, 독일, 일본 등 15개국이 베트남에 백신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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