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5개 필지 직접 시행 이례적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00:02

업데이트 2021.09.23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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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팀 송석준 의원(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도읍 의원.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팀 송석준 의원(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도읍 의원. 임현동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일대 논밭 96만㎡(약 29만 평)에 아파트 5903가구를 조성한 ‘대장동 프로젝트’는 국내 도시개발사업 중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성공한 사례다.

도시개발사업은 수많은 지주를 설득하는 이른바 ‘땅작업’을 해야 하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 착수부터 아파트 분양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대장동 프로젝트는 이를 3년여(2015년 8월~2018년 12월) 만에 끝냈다.

수익성 면에서도 그렇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본금 3억1000만원인 화천대유의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1540억원이다. 또 화천대유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1%(매출액 6970억원, 영업이익 1479억원)로 수익성이 높은 회사로 꼽히는 삼성전자(15%)보다도 훨씬 높다.

업계에서는 이런 ‘대박’의 요인을 ‘공공개발 형식을 빌린 민간개발’ 방식에서 찾는다. 대장동 프로젝트는 성남시가 여러 번 밝혔듯이 ‘민관 합동’으로 진행됐다. 우선 부동산개발사업의 사업 성쇠를 좌우하는 ‘땅작업’을 ‘토지수용권’이라는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해 해결했다. 성남시 대장동의 논을 수용당했다는 이모(62)씨는 “그 당시에 평당 60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하는 땅을 평당 280만원 받고 넘겼다”고 말했다.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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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성남의뜰(SPC·특수목적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도시개발사업만 20년 했다는 A시행사의 강모 대표는 “토지수용권을 통해 평당 200만원에 싸게 토지를 매입했다고 가정하고 사업부지가 30만 평임을 고려하면 사업 출발부터 최소 6000억원을 벌고 들어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대장지구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온 2018년 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가장 낮았던 시기이지만 높은 청약경쟁률 속에 정식 청약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이미 2018년에 수익이 확정된 것으로 화천대유 측의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이익이 많아졌다”는 주장과 거리가 있다.

공권력으로 수많은 성남시민의 땅을 싸게 사들였지만 실제 사업 주체는 민간이 되는 희한한 방식이라 ‘분양가상한제’도 피했다. 경기연구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시행자가 될 경우 공공택지지구 사업이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이 경우는 성남의뜰이 사업시행자가 되면서 민간택지지구 사업이 됐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사업성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가 5개 필지를 ‘직접 시행’한 것에 대해서도 건설부동산업계와 부동산금융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대장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택지의 경쟁률이 182대 1이었는데 화천대유는 이런 필지 5개를 ‘수의계약’으로 확보했다.

B시행사의 유모 사장은 “대장동 프로젝트는 ‘무늬만 공공개발’ 방식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수많은 성남시민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특정 업체가 ‘떼돈’을 벌게 판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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