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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독박 노동' 제사·차례 없애자" 명절 문화 흔들

중앙일보

입력

추석 연휴인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과 채소, 제수용품 등을 구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추석 연휴인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과일과 채소, 제수용품 등을 구입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코로나19 속에서 치르는 명절이 2년째 지속되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족 모임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이번 계기에 차례를 없애는 가정들도 생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사와 차례를 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명절 문화의 도래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교통연구원의 '추석 연휴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9.17∼22) 이동 인원은 총 3226만명으로 예측됐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추석보다 약 16.4% 줄어든 수치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추석 연휴에 1박 이상의 고향 방문 계획을 갖고 있는 이들은 응답자 중 19%로 집계됐습니다. 갤럽에 따르면 추석맞이 1박 이상 귀향 계획 응답은 1989년 이후 매번 30%를 넘었고 지난 2016년에도 39%에 달했지만 올해와 지난해(16%)는 크게 감소했습니다.

제사나 차례가 일부 가족 구성원의 '독박 노동'에 기대 이어지는 악습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차례나 제사 문제로 가족 구성원 간에 한 번쯤은 속상해 본 적 없었는지? 준비하는 사람은 골골거리며 몸이 쥐 나도록 하고 뒤늦게 참석하는 구성원은 사업상이나 차가 밀린다는 구실을 대고 하는 척하다가 귀가한다며 휭 떠나고 나면 뒷정리는 준비했던 남은 자의 책임. 이러고도 제사를 꼭 지내야 하는지?” “정 제사 지내고 싶으면 그 집 자식들이 알아서 해라. 조선 시대도 아니고 며느리가 왜 제사 준비해야 하나? 사위는 처가 가서 제사 준비하니? 셀프 효도해라.” “남자 입장에서 봐도 며느리가 죄인도 아니고 명절만 되면 중노동으로 고생하더라. 다 같이 준비하지 않을 거면 차례, 제사 없애야 한다.” “제사 지내고 싶으시면 지내고 싶은 사람이 지내면 됩니다. 우리나라 제사의 제일 큰 문제점은 지내고 싶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내 노동력으로 지내는 게 문제. 그렇게 지내고 싶은 분이 하면 만사 해결.”

새로운 명절 문화를 환영한다는 네티즌도 많습니다. “전통문화를 없애기보다는 사회적 환경에 맞춰 간소하게 변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대가족일 때 또는 다 같이 모여서 함께 음식을 만들고 상을 차리면서 정을 나누던 문화잖아요. 사실상 여성들이 고생했지만요. 이제는 메인 음식 1가지만 준비해서 가족끼리 얼굴 보는 데 의미를 두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처럼 경기가 좋지도 않고 먹고살기도 훨씬 빡빡해졌는데 똑같이 할 수 없죠.” “요즘 가족들도 맞벌이로 함께 보낼 시간이 적다. 가족끼리 즐겁게 지내면서 경제도 돌아가게 하고 그중 하루는 못 봤던 친척들과 간단히 외식하고 집에 가서 차 한 잔만 하자.” “제사 차례 문화 없애고 그냥 가족끼리 모여서 맛있는 거 먹고 재밌게 노는 날로 하자.” “몇 년 전부터 조부모 제사 및 설, 추석 차례 다 없애고 아버님 기일 제사 하나만 지내고 있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어머님께서도 첨엔 좀 꺼리시다가 지금은 잘했다고 하심. 동생네들도 명절 연휴마다 여행도 다니고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고 있음.”

e글중심이 네티즌의 다양한 생각을 모았습니다.

* e 글 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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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네이버

"맞다. 아니면 자기 조상 제사는 각자 좀 지내자. 왜 남의 조상 제사를 여자들이 지내야 하는지."

ID 'fore****'

#다음

"줄여야 됨."

ID '김민재'

#네이버

"가지는 건 어른들이 좋은 모습을 안 보여줘서 그럼. 제사 장보고 음식 하고 부부가 서로 도와가면서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남자들 지들 부모 제사에는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여자들은 죽도록 하고 힘들어하는 것만 보고 자라니 누가 제사 지내고 싶겠어? 남자 어른들이 많이 반성해야 돼. 그러니 나이들어 대접 못 받지."

ID 'miso****'

#다음

"남자든 여자든 본인이 준비하시길."

ID '-Q-'

#다음

"제사 지내다가 산 사람들끼리 의 상하고 갈등 생김.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함."

ID '가을곰'

#네이버

"여행 다니면서 즐기면서 살라고 말한다. 부인이 시댁 오기 싫어하면 원하는 대로 하고 이런 걸로 절대 싸우지 말라고 말한다. 내 삶의 경험으로 고통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고 망자를 위해서 불행하게 살 필요는 없다."

ID 'jsg2****'


최지혜 인턴기자

지금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이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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