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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성인 부스터샷 반대"…韓질병청 "접종 6개월뒤 시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의 코로나 대응인력과 사회복지사, 고령자 등이 20일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기 시작했다. AFP=연합뉴스

영국의 코로나 대응인력과 사회복지사, 고령자 등이 20일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기 시작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일반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 백신 접종계획이 달라질까. 현재로써는 "노(No)"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22일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는 4분기 중에, 일반인은 원칙적으로 2차 접종 완료 6개월 후 부스터 샷을 접종하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고령층·면역저하자에게 부스터 샷을 접종하는 것은 미국과 일치하고, 일반인 접종은 다소 차이가 나는 듯하다. 양국의 입장을 정리해보자.

미국 FDA 자문위는 17일 회의를 열어 65세 이상 고령자와 중증을 앓을 위험이 큰 질병 취약층에 백신 부스터 샷 접종을 권고했다. 부스터 샷이란 2회(얀센 백신은 1회) 접종 후 추가로 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자문위는 화이자 백신이 여전히 입원 및 중증화를 보호하는 만큼 일반인에게 부스터 샷을 접종하는 게 정당한지 이의를 제기했다. FDA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조만간 부스터 샷과 관련한 입장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일반인 부스터 샷을 접종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데, 자문위의 권고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다.

FDA 자문위는 16세 이상 전체에 대한 부스터 샷은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지만, 65세 이상과 질병 취약층 접종은 승인했다.

한국 질병관리청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기본 접종(2차 접종) 완료 6개월 이후에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시행할 것"이라며 권고했다.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6개월 이전에 부스터 샷을 우선 실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권고했다.

한국 예방접종전문위와 미국 FDA 자문위의 권고를 보면 고령층·면역저하자 부스터 샷은 일치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22일 "미국 FDA도 고령층 등 고위험군 접종은 승인했기 때문에 우리 계획에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FDA 자문위가 16세 이상 성인의 부스터 샷은 반대했지만 한국은 아직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예방접종전문위의 "2차 접종 완료 6개월 후 시행할 것"이라고 권고를 원칙적으로 존중하기 때문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다만 "일반인에 대한 부스터 샷 접종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이 있는 만큼 시행 시기나 방법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스터 샷과 관련한 국제적인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향후 국제 동향을 살피기로 했다. 지금 입장은 일반인 부스터 샷 시행하되 다만 국제동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부스터 샷을 비롯한 10~12월 접종 계획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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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 샷은 이스라엘이 치고 나가면서 국제적인 흐름을 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문가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이달 13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FDA와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과학자들이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부스터 샷이 불필요하다는 논문을 실었다.  학자들은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 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유행의 현 단계에서는 대규모 부스터 샷 접종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지난 8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상 강연에서 “3차 접종(부스터 샷)이 필요한지는 나라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데 일반 성인의 경우 2회 접종만으로 기초 접종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몸속에 있는 기억세포(memory cell)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백신 접종 혹은 자연 감염 후 시간이 지나면 중화항체(감염을 막는 항체) 값은 내려가지만 기억 세포는 오래도록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천연두 백신 접종자를 추적한 결과 50년 후까지, 스페인 독감 환자의 경우 90년 후까지도 기억 세포가 검출됐다며 이 경우 돌파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 질환으로 가는 건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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