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지나 중반전으로 접어들고 있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쫓기는 자와 쫓는 자의 싸움’으로 요약된다. 경선 시작 전만 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세가 압도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홍준표 의원의 지지도가 올라가면서 윤 전 총장의 ‘1강 독주 체제’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2강 체제’로 바뀌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으로 집중 공격을 받고 있으나, 홍 의원도 지난 16일 첫 TV 토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비난하면서 ‘조국 수홍’(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조국 수호’를 외친 것에 빗댄 말)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일단 추석 연휴 동안 발표된 대선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모두 지지세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7~18일 조사해 지난 20일 발표한 여야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일주일 전에 비해 4.4%포인트 오른 28.8%를 기록해 27.8%에서 23.6%로 4.2%포인트 떨어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1%포인트 내린 15.4%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수 진영 후보만 놓고 비교한 적합도 조사에선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이 각각 1.3%포인트, 1.4%포인트 상승해 30%와 29.5%를 기록해 순위 변화가 없었다.
추석 여론조사 尹·洪 모두 큰 흐름 바뀌지 않아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16~18일 조사해 지난 2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한 달여 전 조사에 비해 윤 전 총장은 0.7%포인트 오른 18.8%, 홍 의원은 10%포인트 뛰어오른 14.8%를 각각 기록했다. 2.2%포인트 상승한 이재명 지사와 윤 전 총장이 계속해 1위와 2위였고, 지지율 12%로 1%포인트 상승에 그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3위에서 4위가 됐고, 홍 의원은 4위에서 3위가 됐다.
같은 조사에서 보수 진영 적합도만 보면 홍 의원은 30.2%로 21.8%를 얻은 윤 전 총장을 크게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결국 연휴 기간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윤 전 총장이든 홍 의원이든 최근 추세에서 크게 벗어난 결과를 얻지는 않은 모양새다. 홍 의원의 상승세가 다소 멈칫하긴 했지만 서로 상대방이 치명상을 입기를 바랐던 것과는 달리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양강 체제가 흔들리지 않은 셈이다.
이강윤 KSOI 소장은 “7개월째 조사를 해오고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비율이 35.5%로 가장 높았다”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보수층의 발언 욕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발 사주 의혹 논란에도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오른 건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정권 교체 주자를) 윤 전 총장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필요를 아직은 덜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연휴 뒤 ‘고발 사주’ 수사, 토론 실언 등 영향 끼칠 듯
정치권에선 추석 연휴 이후 정국의 변동성은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여의도를 중심으로 정치 공방으로 번지던 ‘고발 사주 의혹’이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국면으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첫 토론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홍 의원이 정치적 타격을 입은 것처럼 앞으로 펼쳐질 토론에서 누가 이득을 볼지도 관건이다.
윤석열 전 총장의 캠프 측 인사는 “현장을 방문하면 윤 전 총장을 향한 정권 교체의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며 “홍 의원의 경우 역선택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지지율은 이미 다 올라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의 캠프 측 인사는 “여론조사 수치가 계속 올라가는 추세였는데 ‘조국 수홍’ 발언 영향으로 잠깐 주춤했지만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토론에서 새로운 의제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두 번째 토론회는 23일 오후 5시에 열린다.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