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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박 기득권" 이낙연측 "일베서 쓰는 호남 비하 표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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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수박 기득권자들’이란 표현을 문제 삼으며 반발했다.

이낙연 캠프가 이재명 지사 지지자들을 향해 ‘수박’ 표현 자제를 요청한 상황에서 이 지사가 해당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 측에서 일부 진보 진영 일부 유튜버들을 겨냥하며 ‘수박’이라는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사용되던 호남 혐오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맞붙는 모습. 유튜브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맞붙는 모습. 유튜브 캡처

이 전 대표 측은 ‘친이재명계’ 유튜버를 중심으로 이러한 표현이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들은 “관용적으로 써오던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억지 기소 후 1,2,3심 무죄, 비오는 김포 연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성남시 공영개발 막으려고 발버둥 친 것도 성남시 국민의힘 정치인들”이라며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반추했다.

이어 그는 “이젠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내 인사들까지 수익 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며 “대장동 개발 과정 자랑했다가 5503억원 개발 이익 환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기소한 것도 검찰 기득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시장경제 내세우며 개발 이익 전부 민간에 안주고 5503억(원)이나 뺏었다고 게거품 물더니 이제 와선 왜 더 못 뺏었냐고 태세 전환해 가짜뉴스로 비난하는 보수언론”이라며 “하나은행컨소시엄에 참가한 토지매입자들에 혜택받은 것도 곽상도 원유철 같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라고 적었다.

이 지사는 “2010년 국민의힘당이 시장이었다면 2014년 시장선거에 LH에 포기 압력 가한 신영수 국회의원이 당선됐다면 이재명이 기득권자와 전쟁을 불사하는 강단이 없었다면 민간개발 허용으로 모든 개발 이익 그들이 다 먹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번 입장문에서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낙연 캠프가 이 지사 지지자들에게 ‘수박’이라는 표현 자제를 요청한지 닷새만이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앞서 ‘필연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최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전 대표 지지 국회의원, 지지자들을 수박이라고 비하하는 끔찍한 일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수박이란 용어는 일베라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쓰기 시작한 호남 혐오, 호남 비하 멸칭이다. 사용을 멈춰달라”고 전했다.

이어 “수박은 ‘홍어’와 함께 일베 사용자들이 호남과 호남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단어가 우리 당 안팎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은 참담한 일”이라며 “특히 반이낙연 성향을 띠는 팟캐스트나 특정 후보 지지성향을 보이는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이 목격되고 있다. 호남의 아픔을 희화화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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