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더는 묶일 일 없다"…정의당 대선 경선 4파전

중앙일보

입력 2021.09.22 05:00

김윤기(왼쪽부터), 황순식, 심상정, 이정미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윤기(왼쪽부터), 황순식, 심상정, 이정미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원내 3당인 정의당도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거대 양당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관심도는 떨어지지만, 이번 대선이 2002년·2012년 대선과 같은 진보·보수 ‘진영 대결’로 치러지는 만큼 정의당이 중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갤럽 정례 조사에서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은 지난 14~16일 4%를 포함, 반년간 꾸준히 4~6%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 달 초 치러지는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총 4명이다. 현직 의원 가운데엔 심상정 의원이 출마했고, 원외에선 김윤기 전 부대표, 이정미 전 의원,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이름순)이 출마했다. 이들은 모두 “34년 묵은 낡은 양당 체제의 불판을 갈아야 한다”(심상정), “민주당과 더는 진보 진영으로 묶일 일 없다”(이정미)며 단일화 없는 ‘독자 완주’를 공언하고 있다.

‘독자 완주’ 공언 정의당…‘신구’후보 간 4파전

2017년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완주해 6.17%를 득표한 심 의원은 자타공인 ‘진보정치의 상징’이다. 대선 경선에 나선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07년, 2012년 대선 때도 당내 경선에 출마했지만, 본선 진출엔 실패했다. 국회의원 4선에 당 대표도 2번이나 지낸 이력 때문에 ‘또 심상정이냐’는 평가도 있지만, “지금 같은 ‘전환의 시기’에는 준비된 성숙한 리더가 필요하다”(지난달 24일 언론인터뷰)는 게 심 의원의 생각이다.

지난달 29일 출마선언에서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결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의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기치를 내건 심 의원의 1호 공약은 주4일제를 포함한 ‘신노동법’이다. 기존 노동법에서 소외됐던 비정규직·프리랜서 등의 권리를 보장하고, 주4일제와 ‘일자리 보장제’를 도입해 누구나 충분히 쉬면서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심 의원은 지난 6일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노동법은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왼쪽), 이정미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왼쪽), 이정미 정의당 대선 경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 의원에 맞서 “새로운 10년을 만들겠다”고 나선 이정미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2017~2019년 대표직을 맡아 인지도를 쌓았다. 이번이 첫 대선 도전인 그는 지난달 23일 정의당에서 가장 먼저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돌봄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재 복지국가 시스템에 대해 “차가운 숫자와 통계에 기반해 사람과 공동체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하며 ▶GDP 대신 ‘삶의 질’ 지표 도입 ▶돌봄 노동에 대한 ‘참여소득’ 지급 ▶‘생태 돌봄’ 시대를 위해 헌법 제1조 개정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뉴페이스’인 김윤기 전 부대표와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은 모두 ‘세대교체’를 천명하고 있다. 김 전 부대표는 지난 12일 정의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된 대선주자 PR 행사에서 심 의원과 이 전 의원에 대해 “어제와 오늘(의 말)이 다르고 애매하다. 애매한 정치인들의, 애매한 말의 시대는 이제 좀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대표선수 교체’를 슬로건으로 내건 황 위원장도 지난 16일 열린 1차 TV토론에서 심 의원과 이 전 의원을 향해 “문재인 정부 때 두 분이 돌아가면서 대표를 했는데, 그 시절에 연정 아닌 연정으로 당의 신뢰가 많이 깎였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해 총선 전 선거제 개편을 위해 정의당이 민주당과 손잡았던 것을 두고 “정의당이 권력을 탐하는 정당으로 비춰졌다”고 비판했다.

“당 위기 ‘조국 사태’ 때부터”…책임론 공방

신구(新舊) 후보가 2명씩인 4파전이지만, 사실상 당 대표 및 원내 경험이 있는 심 의원과 이 전 의원 간 ‘양강’ 구도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대선에 출마해 6% 이상 득표를 얻은 심 의원이 아직은 선두로 예상되지만, 당내 주류 정파인 ‘인천연합’ 출신인 이 전 의원이 100% 당원 투표로 이뤄지는 경선에선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16일 TV토론에서 ‘조국 사태’ 때 당의 대처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의원이 “정의당의 가장 큰 위기 국면은 ‘조국 사태’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당을 이끌었던 심상정 후보가 반성하고 계신지 궁금하다”고 하자, 심 의원이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제가 국민들 앞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분명한 오판이었다”고 반박하면서다.

정의당은 이달 23·25·30일에도 TV토론을 진행한 뒤 다음달 1일부터 6일까지 온라인·ARS로 당원 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한다. 만약 다음달 6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를 진행해 10월 12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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