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고무줄 악몽' 이겨내고 있다…"백구 스스로 씹고 삼켜"

중앙일보

입력 2021.09.21 10:12

업데이트 2021.09.21 10:24

고무줄로 주둥이가 묶인 채 유기됐던 백구 '황제'가 스스로 사료를 먹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캡처]

고무줄로 주둥이가 묶인 채 유기됐던 백구 '황제'가 스스로 사료를 먹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캡처]

공업용 고무줄로 주둥이를 꽁꽁 묶인 채 유기됐던 백구가 ‘황제’라는 이름을 얻고 회복 중인 근황이 공개됐다.

이 백구를 구조했던 동물구조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백구가 스스로 사료를 먹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함께 근황을 올렸다.

비구협 측은 “황제는 씩씩하게 밥을 잘 먹으며 지내고 있다”며 “아무래도 주둥이가 부어 아프니까 턱 쪽으로 밥을 흘리기도 하지만 스스로 씹고 삼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테이프가 감겨있던 황제의 입 주위 피부가 괴사했는데 보다 정밀한 검진과 치료를 위해 추석 연휴가 지난 후 대학병원에 내원할 예정”이라며 “오랜 탈수 증세로 인해 신장기능이 많이 망가진 상태이고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잘 먹어주니 조금씩 나아지기를 소망해 본다”고 했다.

비구협은 백구가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조 이후 황제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고무줄로 주둥이가 묶인 채 유기돼 긴급 구조된 당시 백구의 모습.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캡처]

고무줄로 주둥이가 묶인 채 유기돼 긴급 구조된 당시 백구의 모습.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캡처]

황제는 지난 12일 전북 진안군 상저면 금지교차로 인근에서 주둥이가 공업용 고무줄로 꽁꽁 묶인 채 발견됐다. 처음 황제를 발견한 제보자가 199에 신고하고 비구협 측에 이를 알리면서 긴급 구조가 이뤄졌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황제는 주둥이가 묶여 있던 탓에 입안이 괴사해 4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 물과 음식을 먹지 못했던 황제는 발견 당시 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삐쩍 마른 상태였다.

다만 누가 황제의 입을 묶어 유기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비구협 측 수사의뢰로 학대자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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