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못 바꾸면 옮기겠다"…목포해양대, 교명 갈등 '점입가경'

중앙일보

입력 2021.09.21 09:00

‘목포해양대학교’가 교명을 ‘해양국립대학교’로 바꾸는 것을 놓고 목포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학생과 동문, 학부모들이 “학교 경쟁력을 높이려면 교명부터 바꿔야 한다”는 청원을 교육부에 잇달아 제출했다.

동문·학부모, 교육부에 ‘교명 변경’ 청원 제출

“지역명 때문에 불리한 경쟁”

지난 10일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대학교 정문에 교명이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다. 목포해양대는 지난달 교육부에 '해양국립대학교'로 교명 변경을 신청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0일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대학교 정문에 교명이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다. 목포해양대는 지난달 교육부에 '해양국립대학교'로 교명 변경을 신청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일 목포해양대 총학생회와 해사대 학부모 연합회, 동문 총연합회에 따르면 각 단체는 목포해양대의 교명 변경을 승인해달라는 청원을 교육부에 발송했다.

동문회가 지난 11일 처음 교육부 청원을 한 데 이어 학부모회가 지난 13일, 총학생회가 지난 15일 잇따라 교육부에 청원을 냈다. 동문회에는 2만5000여 명이 가입돼 있고 학부모회는 142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총학생회는 청원을 통해 “목포해양대만 목포라는 지역명 때문에 지금껏 신입생 모집, 취업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경쟁을 해왔다”며 “우리 대학이 국내외 해양 인재들과 경쟁하려면 지역명을 탈피한 새로운 브랜드로의 교체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목포해양대→해양국립대 변경 추진

목포해양대학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해양대학교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목포해양대는 1950년 ‘목포상선고등학교’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70년 동안 목포라는 지명을 교명에 사용해왔다. 해사대학과 해양공과대학 등 학부생 정원 690여 명 규모로 목포를 대표하는 국립대학교다.

대학 측은 지난달 교육부에 학교명을 ‘해양국립대학교’로 변경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전국 타 대학과 지자체 등을 통해 교명 변경에 대한 의견조회 절차가 이뤄졌다.

목포해양대가 새로운 이름으로 원하는 해양국립대라는 명칭은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7차례에 걸친 설문조사 끝에 결정됐다. ▶해양과학기술대학교(MARIST) ▶국제해양대학교 ▶한국해양수산과학대학교 ▶한국상선사관학교 등 대안도 제시됐지만, 가장 선호도가 높은 해양국립대가 최종 선정됐다.

“70년 역사 지켜야” 목포시의 반대

전남 목포시가 지난달 25일 교육부에 제출한 '목포해양대 교명 반대 서명부'. 사진 목포시

전남 목포시가 지난달 25일 교육부에 제출한 '목포해양대 교명 반대 서명부'. 사진 목포시

하지만 목포시가 교명 변경을 반대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시민 1만3275명이 서명한 ‘목포해양대 교명 변경 반대 서명부’를 교육부에 전달한 데 이어 지난 3일 교명 변경에 관한 교육부 의견조회에도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목포라는 이름이 가진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 목포시의 입장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목포 지역명을 가진 해양대학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크다”면서 “목포와 함께 성장해 온 목포해양대학교가 지역명을 지워버리는 것은 70년 동안 지켜온 학교 명성을 무시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해양대 동문과 학부모들은 “교명에 목포라는 지명이 포함돼 대학이 지역성에 갇혔다”고 주장한다. 또 “대학교 교명은 지역 홍보수단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 “무조건 반대는 이기주의”

학부모회는 청원에서 “목포시는 목포해양대가 바꾸려는 교명에도 반드시 지역명이 포함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목포를 뺀 교명 변경을 무조건 반대하는 모습은 특수목적 국립대학을 지역 아래에 두려는 지역 이기주의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목포해양대는 지난해 신입생 모집 때 99.7%(694명 중 692명)의 모집률을 기록했는데 올해 95.2%(693명 중 660명)까지 떨어졌다. 학교가 지역성을 벗지 못해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목포해양대 학부모회 관계자는 “올해만큼 큰 폭의 정원 미달은 처음”이라며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발전하는 것이 최선인데 대학을 옮기는 것도 아닌 교명 변경을 두고 목포시가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교명 변경 절차가 부결될 경우 목포시와 동문·학부모회 간의 갈등 여파도 우려된다. 학부모회는 “목포시의 반대로 교명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대응 방안을 놓고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타 지역으로 해양대 이전 운동을 하자는 방안까지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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