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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BTS도 띄우지 못했다, 실적 괜찮은데 코웨이 주가 왜 [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2021.09.21 07:00

업데이트 2021.09.21 07:25

코로나 충격으로 코스피가 최저점을 찍은 건 지난해 3월 19일입니다. 그때와 현재 코스피를 비교하면 상승률이 무려 115%(1457.64→3130.09). 코로나 직전 코스피가 2200 정도였는데 회복을 넘어 이전에 없던 고지까지 올라선 것. 당연히 대부분의 종목은 코로나 발생 전보다 주가가 많이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꼭 말 안 듣는 애들이 있죠. 코웨이가 딱 그렇습니다.

코웨이 광고 모델 BTS

코웨이 광고 모델 BTS

코로나 발생 직전 9만원대를 오가던 코웨이 주가는 충격 직후 4만원대까지 추락. 이후 순조롭게 반등하나 했는데 지난해 4분기부터 다시 내리막길을 탔습니다. 올해 2분기 상승 흐름이 나왔지만 짧았죠. 다시 고꾸라져 8만원 전후에 묶인 상태! 코로나 전으로 회복조차 못 한 건데 시총 상위주(코웨이는 60위권) 중에선 거의 유일합니다. 여행이나 항공처럼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것도 아니고, 실적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대체 왜???

코웨이 앞에 웅진을 떠올리면 아재라는 충격적인 소식! 요즘 친구들은 코웨이 앞에 ‘BTS는~♬’을 먼저 떠올린다네요. (BTS가 코웨이의 광고모델) 1989년 문을 연 코웨이는 웅진코웨이로 오래 지내다 모그룹 자금난에 2013년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에 매각. 웅진을 뗐다가 2018년 절치부심한 웅진이 다시 사들였으나, 이것도 잠깐.

서울 구로동 넷마블 본사. 넷마블

서울 구로동 넷마블 본사. 넷마블

다시 매각해야 할 처지가 됐고, 2019년 말 넷마블이 새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게임회사가 왜 정수기 회사를?’ 의아한 분들 있을 텐데요. 그건 저도 궁금. 하지만 투자 잘하기로 소문난 방준혁 의장의 선택이라니 다들 그러려니. 물론 지금보다 더 비싸게 샀으니 현재까진 코웨이 투자는 실패로 봐야겠네요. 코웨이 입장에서야 든든한 배경이 생긴 거니 좋은 일!!

코웨이의 매출을 품목별로 보면 정수기가 30% 이상, 공기청정기가 15% 정도. 비데(10% 전후)나 매트리스(5% 전후). 이런 것들을 다 묶어 환경 가전이라고 하는데 성장성이 큰 섹터입니다. 코웨이도 예전엔 만들어 팔려고 했지만 이젠 빌려주고 돈을 받는 게 주 사업모델(매출의 88%)입니다.

아이콘 컬러 정수기. 코웨이

아이콘 컬러 정수기. 코웨이

한국은 렌탈업이 발달했지만, 분야별로, 업체별로 제각각. 하지만 환경가전 렌탈 쪽에선 코웨이가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죠. 코웨이가 관리하는 계정 수는 국내에서만 640만(멤버십 포함)에 달하는데요. 2위 그룹보다 3~4배 많습니다. 어디서나 그렇듯 1등은 가격 경쟁력, 마케팅, 포트폴리오 조정 등 여러 면에서 이점이 있죠.

확~ 많이~ 팔아버리면 제일 좋겠지만 렌탈 사업도 매력이 있습니다. 경기를 덜 타기 때문이죠. 렌탈 계약은 보통 1년, 3년 단위로 하는데, 형편이 좋지 않아도 월 비용은 내야 하니까요. 이미 확보된 고객만 있으면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 수 있다는 뜻. 코웨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064억원. 앞으로도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이익은 꾸준히 낼 겁니다.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에 설치한 공기청정기 체험 공간. 코웨이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에 설치한 공기청정기 체험 공간. 코웨이

요즘 분위기, 나쁘지 않습니다. 일단 국내. 어차피 1등이니까 지키는 게 중요하겠죠? 코웨이의 2분기 매출은 905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 영업이익이 좀 줄었지만, 위기 상황에선 체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코로나 영향으로 렌탈 신규 판매가 4%가량 감소했지만, 이탈도 최소화! 월평균 해약률이 매우 낮은 수준(1% 미만)이라는 점은 특히 고무적입니다.

장기적으로도 매력은 충분! 더는 내수용 회사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15년 7.5%였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25%, 올해는 30%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해외 관리 계정 수도 지난해 2분기 168만에서 올해 2분기 225만으로 34%나 증가. 이러다 글로벌 기업?

코로나 탓 더뎠던 성장…회복 기대감 커지고
국내 1위 시장지배력에 우수한 현금창출력
말레이시아 등 해외 사업도 탄탄한 성장세

그 중심에는 지난해에만 7000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말레이시아가 있습니다. 정수기는 물론 공기청정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물론 3분기는 말레이시아 락다운 영향(설치 자체가 불가능)을 받을 듯. 최근 주가가 좀 부진했던 이유기도 한데 성장세 자체를 훼손할 이슈는 아니죠. 진출한 지 얼마 안 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후발 주자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합니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제품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

침대 메트리스 케어 서비스. 코웨이

침대 메트리스 케어 서비스. 코웨이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볼까요. 환경가전은 가구 단위로 빌립니다. 가구가 쪼개질수록 업체들은 웃는 거죠. 지난해 한국의 1인 가구는 615만 가구(30.2%). 이미 2·3·4인 가구를 추월했습니다. 이 비율 2047년엔 37.3%까지 증가! 사람들은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때 ‘렌탈 비용(25.4%)’만큼 ‘렌탈 후 관리 서비스(16.4%)’를 중시합니다. 한마디로 귀찮으니 관리해 달라는 거죠. 이런 사람 분명히 더 늘어날 겁니다.

물론 리스크도. 아시다시피 렌탈 업계는 경쟁이 워낙 치열합니다. 이미 코웨이는 쿠쿠나 SK매직 등 후발 주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죠. 아직은 탄탄한 1등이란 평가지만 B2C 업계에선 치명적 실수 하나가 순위를 바꿉니다. 삼성이나 LG 같은 가전 강자들이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는 것도 부담스럽네요.

아파트 환기장치 케어 서비스. 코웨이

아파트 환기장치 케어 서비스. 코웨이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였던 시절 코웨이 주가는 3만원대에서 1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실적 개선 기대감도 있었지만, 당시 워낙 배당을 많이 줘서 인기가 높았는데요. 넷마블 인수 이후 배당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선언한 상황. 배당주 모멘텀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참 관심을 못 받습니다. 최대주주와 외국인 지분을 합하면 85% 이상이라 너무 묵직한 측면도.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때가 되면 다 간다.

※이 기사는 9월 17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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