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우유탈까, 와인탈까?…올 추석은 우아한 酒당들

중앙일보

입력 2021.09.21 06:00

칵테일 인기가 높아지며 칵테일의 재료인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 아영FBC]

칵테일 인기가 높아지며 칵테일의 재료인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사진 아영FBC]

명절의 기쁨 중 오랜만에 모인 가족‧지인과 술잔을 기울이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풍성한 먹거리를 두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담소를 나누면 술맛도 더 좋은 법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이번 추석은 이런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게 됐다. 대신 집에서 ‘홈술’이나 ‘혼술’(혼자 마시는 술)을 즐기는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마다 추석을 앞두고 주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바닥을 찍었던 위스키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카치위스키 수입량은 295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30t 대비 45% 늘었다. 수입액은 3020만 달러에서 6400만 달러로 111% 증가했다. 와인 수입도 늘었다. 지난 1~7월 와인 수입액은 3억2500만 달러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입액(3억3000만 달러)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회식 문화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 크다. MZ세대(1980년 초~2000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술의 맛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이유다. 최근 아예 집에서 내 입맛에 맞게 ‘셀프 칵테일’을 만드는 수요도 늘고 있다. 아영FBC, 골든블루 등 주류업체들은 하이볼이나 칵테일을 만들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회식 문화 사라지며 ‘술의 맛’ 중시 

셀프 칵테일의 대표주자는 하이볼이다. 위스키나 브랜디에 탄산수나 음료를 넣고 얼음을 띄워서 만든다. 레몬이나 라임을 추가하면 상큼한 맛을 강조할 수 있다. 소주에 맥주를 섞는 ‘소폭’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면 된다. 하이볼은 영국 상류층이 골프 경기를 즐기며 마시던 음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술에 취해서 공이 엉뚱한 곳으로 가자 ‘하이 볼’(High Ball)이라고 자주 외치게 만든다는 의미가 담겼다.

집에서 간단하게 하이볼을 만들려면 우선 유리잔을 차갑게 준비하고 얼음을 가득 채운다. 그 위에 위스키를 30~40㎖ 정도 붓는다. 소주잔의 용량이 50㎖ 정도다. 이어 탄산수를 붓고 한두 번만 살짝 저어준다. 이때 탄산수의 양은 위스키 양의 4배가 적당하다. 취향에 따라 얇게 자른 레몬이나 라임 한 조각을 넣어도 좋다.

하이볼을 만드는 과정. 위스키에 탄산수와 레몬 혹은 라임 조각을 넣는다. 위스키와 탄산수의 비율은 1대 4가 적당하다. [사진 아영FBC]

하이볼을 만드는 과정. 위스키에 탄산수와 레몬 혹은 라임 조각을 넣는다. 위스키와 탄산수의 비율은 1대 4가 적당하다. [사진 아영FBC]

하이볼을 위한 위스키는 비싼 제품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마트나 편의점에도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를 구매할 수 있다. ‘라벨5’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카치위스키다. 최근 유럽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00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라벨5를 만드는 라 마르티니케즈 그룹은 영국 스코틀랜드에 라벨5만 생산하는 독립 증류소를 만들고 재배부터 숙성, 병입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한다.

‘잭콕’으로 유명한 잭 다니엘스도 하이볼로 만들면 맛이 좋은 위스키로 꼽힌다. 잭 다니엘에다 콜라를 섞은 잭콕의 달콤한 맛이 싫다면 탄산수를 취향에 맞게 섞으면 된다. 알코올이 희석돼 알코올 도수도 낮아지고 마시기도 편하다. 잭 다니엘스는 잭 다니엘이 1875년 테네시 주에 처음으로 위스키 증류소를 만들고 생산하기 시작했다. 숙성되기 전 대형 나무통에서 사탕, 단풍나무, 숯을 활용해 술을 걸러 다양한 향을 즐길 수 있다.

탄산수 넣으면 하이볼…커피·우유·와인 넣을 수도 

좀 더 고급스러운 맛을 원한다면 ‘벤로막 위스키’가 있다. 1898년부터 생산되는 고급 싱글 몰트 위스키로, 자연친화적인 전통 양조방식으로 유명하다. 기계를 최소화하고 대부분 과정을 수작업으로 처리한다. 아영FBC 관계자는 “‘벤로막 위스키 10년’은 보리‧물‧효모‧인간의 손길이라는 4가지 재료만 만들어 과일이나 곡물 오크의 맛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고 특유의 풍부한 과일향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탄산수를 섞는 평범한 하이볼보다 이색적인 맛을 원한다면 ‘밀크 하이볼’이나 ‘커피 하이볼’이 있다. 위스키에 탄산수 대신 커피나 우유를 섞는다. 아이리쉬 위스키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제임슨’이 잘 어울린다. 애플민트 한줌을 잔에 넣고 설탕시럽을 취향에 맞게 넣은 후 으깬다. 여기에 럼이나 위스키 200㎖, 우유 200㎖씩 넣고 섞어주면 ‘밀크 모히토’를 즐길 수 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독주’를 선호하는 ‘주당’이라면 와인의 도수를 확 높인 와인 칵테일인 ‘르 뱅 비네’에 도전해볼 만하다. 대개 12~13도인 와인에 위스키나 브랜디를 넣으면 알코올 도수가 18도 이상으로 확 높아진다. 르 뱅 비네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백년 전쟁에서 패배한 영국이 그간 즐겨 마셨던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마실 수 없게 됐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와인을 수입했는데 운송 기간이 오래 걸리면서 운송 도중 와인이 상하자 와인의 변질을 막기 위해 선원들이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면서 탄생했다. 달콤한 풍미가 강한 와인으로 만들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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