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벌써 네 번째 명절을 맞이했습니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에 몸도 마음도 지쳐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특히 만성질환은 한 번 생기면 되돌리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이미 몸에서 보내고 있는 신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지 추석 연휴 동안 소홀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 증상 있다면 만성질환 의심하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네 번째 소개해드릴 만성질환은 만성폐쇄성폐질환입니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5대 만성질환 중 하나인 만성폐쇄성폐질환 자가진단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WHO에서 정한 5대 만성질환이고, 현재 세계 5위의 사망 질환이다. 향후 2030년에는 4위, 그리고 2050년에는 세계 1위의 사망 질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중요한 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으레 걸리는 병으로 치부하여 관심이 많지 않았다. 연구 및 새로운 신약 개발도 활발하지 않아 다른 주요 만성질환의 사망률이 감소하는 동안 오히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사망률은 꾸준히 상승했다.
만성질환 자가진단 ④ 만성폐쇄성폐질환
서둘러 걸을 때 숨찬 증상 있으면 의심해야
![만성폐쇄성폐질환. [아산병원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9/21/bcde1a32-b6f9-4ac8-a04a-71c31f1bf99e.jpg)
만성폐쇄성폐질환. [아산병원 제공]
다른 만성질환이 그렇듯 만성폐쇄성폐질환도 완치가 어려워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나 먼지, 가스 등이 원인으로 숨을 쉴 때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파괴되고 기관지 끝인 폐포가 망가지면서 천천히 폐 기능이 저하돼 숨이 차게 되는 질병이다. 천식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천식은 알레르기가 주된 원인이고 증상이 계절 환경에 따라 변화가 심하다.
체크해 볼 증상
1. 빨리 걸을 때 종종 숨찬 증상이 있다.
2. 동년배나 가족에 비해 걸음걸이가 쳐지고 숨이 차서 따라가기 어렵다.
3. 운동할 때 숨이 차서 전과 비슷한 정도로 운동을 하기 어렵다.
4. 장기간 흡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평소 흉부 압박감이 자주 느껴진다.
5. 평소 호흡곤란, 기침, 가래 증상이 자주 있다.
6. 숨찬 증상이 비탈길을 오를 때 심하고, 평상시에는 덜하다.
7. 감기나 폐렴에서 회복하는데 몇 주 이상 걸린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보통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숨찬 증상이 생기게 되는데 서둘러 걷거나 비탈길을 오를 때 증상이 심하고 평상시에는 덜한 것이 특징이다.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천식과 같이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흉부 압박감 등이 느껴질 수 있다. 2019년 국내 유병률을 보면 40~50대 11.8%, 60대 19.1%, 70세 이상 27.3%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병 시기는 개인차가 있으나 대부분 40~50대 이후다. 발병은 보통 흡연 후 10년 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국내의 경우 상대적으로 장기간 흡연을 이어온 중년층 남성 발병률이 높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중년 이후부터 숨찬 증상이 생겼다면 전문의와 함께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담배가 주원인… 20~30%는 집안 연기·미세먼지 영향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아산병원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9/21/44fe149d-56b7-4f6b-a5c9-89eb668645a3.jpg)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아산병원 제공]
실제 20~30%는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한테 발병한다. 흡연 외 원인으로는 집안 연기, 과거 결핵, 천식, 대기 오염 등이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그 원인으로 입증됐다. 즉, 담배를 피우지 않고 좋은 공기를 마시며, 호흡기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병의 예방에 중요하다.
완치 어려워 운동 중요…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폐 질환 환자에게 실내자전거를 이용한 호흡재활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아산병원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9/21/f3a4f0c5-828b-49c4-a74d-7f8c0a02ed31.jpg)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폐 질환 환자에게 실내자전거를 이용한 호흡재활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아산병원 제공]
이런 차이는 폐 외에 팔다리의 근육 등 운동 능력과 관련이 있고, 같은 질환이라도 운동을 많이 하고 활동을 많이 하는 환자들이 확실히 오래 산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약물만으로 완치가 어려우며 비약물적 치료 중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쓰일 수 있는 호흡 재활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틀에 한번은 걷거나 조깅해야…금연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