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눈 앗아가는 녹내장, 이 7가지 질문 막히면 의심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9.19 21:35

업데이트 2021.09.19 23:24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주변부부터 서서히 중심부로 좁아지는 질환이다. 실명까지 이를 수 있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pixabay]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주변부부터 서서히 중심부로 좁아지는 질환이다. 실명까지 이를 수 있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pixabay]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벌써 네 번째 명절을 맞이했습니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에 몸도 마음도 지쳐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을지 모릅니다. 특히 만성질환은 한 번 생기면 되돌리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이미 몸에서 보내고 있는 신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지 추석 연휴 동안 소홀했던 나와 가족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의 분야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 증상 있다면 만성질환 의심하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세번째는 녹내장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신중원 교수의 도움을 받아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는 녹내장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만성질환 자가진단 ③녹내장

서울아산병원의 명절 가족 건강 지키기

서울아산병원의 명절 가족 건강 지키기

녹내장은 시신경이 여러 이유로 압력을 받아 손상되면서 시야가 주변부부터 서서히 중심부로 좁아지는 질환이다. 시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되면 시신경 전체가 죽게 되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시야 손상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현재로서는 완치가 어렵고,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게 좋다. 녹내장 발생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녹내장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1. 40세 이상인데 한번도 안과 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다.
2. 부모, 형제, 자매 중 녹내장 진단을 받은 가족력이 있다.
3. 평소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 질환이 있다.
4. 근시가 심하다.
5. 눈을 다치거나 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6. 편두통이 있거나, 손발이 차다.
7. 스테로이드 치료를 장기간 받은 적이 있다.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야 도둑’이라고 불린다. 초기에 환자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일상 생활을 할 때 평소에 시야가 조금이라도 뿌옇거나, 앞서 언급한 녹내장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면 한번쯤 녹내장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주로 40대 이후에서 발생하지만, 20~3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환자가 녹내장 전체 환자의 12%가 넘는다. 젊은 나이라도 위와 같은 위험요소를 다수 가지고 있다면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안과 전문의와 눈 건강을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녹내장 진행에 따른 시야 변화

녹내장 진행에 따른 시야 변화

동양인은 정상안압 녹내장 비율이 더 높아

녹내장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하고,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근시가 있는 경우에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안구 내에서 만들어진 물(방수)이 빠져나가는 통로(섬유주)가 열려 있는 개방각 녹내장과 막혀 있는 폐쇄각 녹내장이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녹내장은 개방각 녹내장에 속한다. 예전에는 개방각 녹내장 대부분은 안압이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안압이 높아서 시신경 내부의 사상판이 눌려 신경이 약해진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과 진료 현장에서의 경험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양인의 경우 안압이 높지 않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동양인이 상대적으로 시신경 손상에 더 취약하기 때문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안과 질환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발생하는 녹내장도 있다. 당뇨망막증 등으로 인해 눈의 미세 혈관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생기는 신생혈관성 녹내장, 염증성 녹내장, 수술 후 발생하는 녹내장, 외상 후 녹내장 등이 있다.

흡연ㆍ과음 자제, 40세 이후 연 1회 정기 검진

대부분의 녹내장은 안압을 낮추는 약물로 치료한다. 안압이 높지 않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라도 안압을 낮춰 시신경으로 가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녹내장 진행을 억제한다. 여러 가지 약물을 같이 사용해도 악화되거나 약물 치료에 부작용이 심한 경우, 실명이 우려될 정도로 진행된 경우에는 녹내장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녹내장의 수술적 치료는 대부분 안구 내 물(방수)이 눈 밖으로 빠져나가는 통로를 만들어 주어 안압을 낮추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조직을 절제해 통로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임플란트(방수유출장치)를 삽입하기도 한다. 약물과 수술 외에도 레이저 치료를 하기도 한다.

녹내장을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녹내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흡연, 과한 알코올의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과한 섭취도 안압을 상승시킨다는 보고가 있고,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과도하게 숙이는 자세는 녹내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이 진행된 녹내장에서는 세심한 생활습관의 조절이 필요하지만, 초기 녹내장에서는 지나치게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편안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2번째로 흔한 원인으로 꼽이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잘 치료 받는다면 실명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녹내장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후라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정기 검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신경을 관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광간섭 단층촬영(OCT), 광간섭 단층촬영 혈관조영술(OCTA) 등의 신기술이 개발돼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을 더욱 효율적으로 발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녹내장 환자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돕는 인공지능(AI) 시스템 연구도 진행됐다.

녹내장으로 진단 받으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을 잘 점안하고, 경과 관찰을 위해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은 완치보다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평생 잘 관리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신중원 교수

서울아산병원 안과 신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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