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 행사 때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본인이 아니라 대역일 수 있다는 의혹을 일본 도쿄신문이 제기했다.
도쿄신문은 급격하게 살이 빠진 모습의 김 위원장을 조명하는 19일 자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날씬하게 변신했다며 다이어트를 한 것인지, ‘가게무샤’(影武者·대역)를 내세운 것인지를 둘러싸고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역 의혹의 근거로 도쿄신문은 지난해 11월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김 위원장이 체중이 140㎏였던 때 찍힌 사진과 지난 9일 행사 사진에 나온 김 위원장의 모습을 거론했다.
도쿄신문은 과거 김 위원장의 볼이 부풀어 올라 커진 얼굴로 목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 체중이 140㎏대라는 분석 내용을 발표했고, 사진상으로 판단해도 그 정도 체중으로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이 최고지도자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2년 8월 약 90㎏으로 알려졌던 체중이 8년 사이에 급속히 불어났다며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폭음·폭식을 한 것이 원인일 것으로 정보당국 관계자가 추측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40세가 안 된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도 여러 번 제기됐는데, 한 사례로 2014년 ‘족근관증후군’에 따른 종양으로 걷기가 어렵게 되면서 지팡이를 짚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정권수립 기념일 열병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볼살이 빠지고 피부 윤기도 젊음을 되찾은 모습이었고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건강을 찾은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도쿄신문은 올해 1월과 6월 보도된 김 위원장 사진을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조금씩 날씬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한국 국정원이 지난 7월 8일 10~12㎏ 감량했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급격하게 변한 외모 때문에 대역설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최근 열병식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옆얼굴과 헤어스타일이 이전의 김 위원장과 다른 데다가 너무 젊은 모습인 점을 들어 10명 이상인 경호부대 소속 대역 중 한 명일 것이라는 고영철 다쿠쇼쿠(拓殖)대학 주임연구원의 주장을 전했다. 고 연구원은 한국 국방부에서 북한분석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당과 군부 간의 물밑 주도권 다툼 속에서 감금된 상태라는 미확인 정보를 언급하면서 지난 9일 열병식 때 김 위원장이 연설하지 않은 것이 대역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정치학자인 난잔(南山)대학의 히라이와 준지(平岩俊司) 교수는 “(김 위원장) 본인 같은 느낌은 든다”라며 “2012년경 모습으로 되돌아간 인상을 풍긴다”고 대역 주장에 반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