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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미국이 디폴트에 빠진다고? 이게 무슨 일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9.18 07:00

“사상 처음으로 미국이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

지난 8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의회에 디폴트(채무불이행) 경고를 내놨다는 기사, 보셨나요? 의회가 부채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미국 연방정부가 디폴트에 빠져서 “미국과 세계 경제에 회복 불가능한 해를 입을 것”이란 무시무시한 경고인데요.

미국 재무부가 채무불이행에 빠진다고요? 셔터스톡

미국 재무부가 채무불이행에 빠진다고요? 셔터스톡

디폴트라는 무서운 표현에 비해 금융시장은 아직까진 비교적 태평합니다. ‘뭐, 이게 처음도 아니고. 이러다 또 막판에 타결되겠지!’라는 분위기.

미국은 특이하게 정부부채에 한도가 있는 국가인데요. 100년도 더 전인 1917년에 만든 법이라고 해요. 그 전까진 정부가 돈을 빌릴 때마다 건건이 의회가 승인해줬는데, 이걸 퉁쳐서 ‘한도까진 정부가 맘대로 빌려도 돼(매번 의회 투표는 번거로워~)’라고 풀어줬던 거죠.

그러고 나서 계~속 한도를 올렸습니다. 몇 번이나? 1939년부터 무려 98번에 걸쳐서요. 경제규모가 커지는데 한도를 안 늘릴 이유가 없죠. 덕분에 연방정부가 부채한도에 막혀서 디폴트를 낼 일도 없었죠.

물론 위기는 있었습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던 2011년. 금융위기(2008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돈을 마구 풀다보니 한도가 꽉 찼는데요. 그래서 만기인 300억 달러 국채를 못 갚아서 디폴트에 빠질 위기!

당시 지루한 밀고 당기기 끝에 미국 의회는 막판에 가까스로 부채한도를 올려줬는데요. 문제는 이 소식이 나오자마자 국제 신용평가사 S&P가 역사상 최초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AAA에서 AA+로)해버린 겁니다. ‘미국 정치권 못 믿겠다’는 취지였죠. 이에 주요국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아주 난리.

미국 공화당은 이번에도 "부채상한 인상에 반대한다"며 압박 중. 셔터스톡

미국 공화당은 이번에도 "부채상한 인상에 반대한다"며 압박 중. 셔터스톡

이번에는? 오는 10월 중 연방정부 자금이 똑 떨어지기 직전에 결국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또는 적용 유예)에 합의할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벼랑 끝 전술’은 전 세계 정치권의 특기니까요. 그래도 코로나 상황이라 양당이 이걸 정치싸움으로 몰아가기엔 조금 부담이지 않을까 싶군요. 아무튼 (옐런의 협박과 달리) 대혼란이 없다면 다행이겠습니다.

‘쓸데없이 갈등 조장하고 시간 낭비하게 하는 부채한도, 아예 없애버리자’는 주장은 미국에서 1990년대부터 줄곧 나왔습니다. 어차피 예산을 의회가 승인하는데, 부채한도까지 두는 건 중복이란 거죠. 이번에도 이런 주장이 나올 거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겠죠. 늘 그래왔듯이. by.앤츠랩

※이 기사는 9월 1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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