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금리인상, 미 테이퍼링 변수…“박스피 탈출 어렵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09.18 05:00

업데이트 2021.09.18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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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호 09면

[SPECIAL REPORT]
추석 이후 세상 - 증시

“상반기 같은 잔치는 없다.”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리서치센터장이 전망하는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 전망이다. 15일 본지가 센터장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지난 6월 연중 최고점(3316)을 달성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움직임과 국내 핀테크 규제 등 변동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투자 심리를 억누르는 변수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지 않았다. 센터장들이 예상하는 하반기 코스피는 3200~3300 사이다. 연중 최고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센터장은 한 명뿐이었다. 유일하게 강세론을 펼친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최고 3400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국내 기업 실적이 견고하다”며 “내년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이 급격한 하향 조정을 받지 않는다면 전고점 돌파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 예상 밴드는 3200~3400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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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00~3350으로 제시하면서도 “하반기에 전고점 돌파는 어렵다”고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000~3300 사이 변동성 장세를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3200 이상을 제시했으나 상단은 정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과 신영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예상하진 않았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데다 테이퍼링 속도에 대한 우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변수가 있어 시장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이 공통으로 꼽은 추석 이후의 최대 변수는 미국의 테이퍼링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올해 말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돈줄을 죄는 Fed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유종우 센터장은 “Fed의 통화정책 방향성은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결정한다”며 “시장의 예상보다 테이퍼링 속도가 빠르면 경기 회복 속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위험 자산 선호도를 떨어뜨려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 실시 기간이 지난 2014년의 10개월에 비해 많이 짧을 경우 (유동성 감소 속도가 빠른 탓에) 주식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Fed가 11월 테이퍼링에 나서 내년 11월 종료할 것으로 예상한다.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적 일정이 나올 수도 있다.

또 다른 변수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이다. Fed의 테이퍼링과 마찬가지로 돈줄을 죄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김학균 센터장은 “연내 기준금리 1회 추가 인상까지는 주식 시장에 큰 부담이 되진 않겠지만, 2회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시장에 분명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규제 리스크도 증시에는 악재다. 이경수 센터장은 “미국의 반독점법 개정 이슈와 중국의 빅테크 규제 등 각국의 플랫폼 기업 관련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산업의 확장성(M&A) 전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올 정책은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오태동 센터장은 “대선 후보가 확정적 재정정책을 예고한다면 주식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라며 “3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예고한 미국의 경우 친환경 산업이 수혜를 입고 있고, 국내는 IT 분야가 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각종 변수로 인한 변동성은 투자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한 업종과 종목도 제각각이었다. 오태동 센터장은 유통, 의류, 엔터, 레저, 통신 등 내수 소비 관련 분야를 추천했다. 오 센터장은 “10월 말까지 백신 접종률이 70%(2차 접종 기준)까지 올라온다면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할 텐데, 그렇되면 국내 리오프닝(일상 회복) 관련 업종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5G, 전기차 관련주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망 종목으로는 5G 보급률이 늘며 무선 사업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KT’와 향후 5G 확대 국면에서 베트남 공장 가동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미 스마트폰 업체보다 경쟁력이 높은 ‘LG이노텍’을 꼽았다.

이경수 센터장은 2차전지와 CMO(바이오위탁생산) 기업을 추천했다. “경기 변수와 무관하게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고, 산업의 성장세가 경쟁 강도를 압도한다”는 게 이유다. 유종우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수혜를 볼 국내 금융주를 추천했다. 유 센터장은 “금리 인상에 따라 예대마진과 이자수익 등으로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데다 높은 배당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등 친환경 산업도 추천 종목에 포함하며 “2050 탄소 중립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정책이 이어지는 만큼 친환경 기업에 장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코로나 팬더믹 직후 나타났던 급상승장이 일단락된 만큼 좋은 기업을 오래 보유해야 한다”며 “배당은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주는 만큼 통신주 등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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