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법 한발 양보 제안? 野 "눈 가리고 아웅…더 위헌적"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19:53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협의체 8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협의체 8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27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논의 중인 여야가 17일 또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정의 규정, 고의·중과실 추정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이 “위헌적 요소를 키운 대안”(핵심 관계자)이라며 반발하면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언론중재법 민주당 대안 주요 내용’이라는 제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해 ▶고의ㆍ중과실 추정 규정 삭제 ▶손해배상 규모 5배→‘5000만원 또는 3배 이내 배상액 중 높은 금액’ 변경 검토 ▶허위·조작 보도 규정 삭제 ▶열람차단청구 대상 축소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초 민주당이 처리하려던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보도에 따른 피해의 경우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보복적·반복적 허위·조작보도^정정보도·추후보도에 해당하는 기사를 복제인용한 보도^기사의 본질적 내용과 다른 제목·시각자료 사용 등의 경우엔 '고의·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 추정 조항은 그동안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적돼 왔는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1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TV토론에서 이 조항의 삭제를 약속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는 허위·조작 보도의 정의와 관련해선 '허위·조작보도란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란 개정안 2조의 규정을 삭제했다. 허위·조작 보도의 의미가 너무나 모호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기사 열람차단청구 대상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언론보도 등이 진실하지 않을 경우’‘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 두 가지 조건을 삭제하고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할 경우’ 한 가지만 남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남용을 방지하고 언론의 자유와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라고 주장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여야 협의체 회의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9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여야 협의체 회의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민주당은 구체적인 전체 대안의 내용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구체적인 제안과 관련 조문은 이날 열린 '언론중재법 8인 협의체'에 참석한 국민의힘 인사들의 전언을 통해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당장 “실상을 알고 보면 기존안보다 위헌적 내용이 더 들어간 ‘눈 가리고 아웅’식 출구전략”(핵심 관계자)이란 반발이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수정안은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해 ^언론 등의 ‘진실하지 아니한 보도’에 따라 손해를 입은 경우로 (대상을)규정하고^그 단서조항으로 '언론 등이 해당 보도에 대하여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며 "결국 기존의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책임 대신 ‘진실하지 아니한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그 폭이 훨씬 넓어졌고,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입증 책임을 언론 등에 지움으로써 입증 책임을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규정대로라면 언론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취재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하고, 취재원까지 밝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더 강해졌다"고 비판했다.

8인 협의체에 몸담은 국민의힘 소속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말장난도 아니고, 더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을 더 키우는 개악적 후퇴안을 들고온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야당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일 뿐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악법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과 최형두 의원이 13일 국회 제5회의장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개정안 여야 협의체 4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과 최형두 의원이 13일 국회 제5회의장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개정안 여야 협의체 4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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