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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물량 공세' vs 이낙연 '친문 영끌'…추석 연휴 호남 대전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맞붙는 모습.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에서 맞붙는 모습.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전남 지역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을 제쳤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반환점을 돈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요동치고 있다. 16일 광주 지역언론인 무등일보가 발표(리얼미터 조사)한 ‘광주·전남 지역 민주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44.1%, 이재명 지사가 35.4%를 기록했다. 광주에선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고, 전남은 이 전 대표(47.7%)가 이 지사(33.5%)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 박광온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호남 민심 변화’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무등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반전의 강력한 징표”라며 “호남에서 이 전 대표의 진심과 절박함에 뜨겁고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 장만채 특보단장은 “최근 일부 지역 언론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이 전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한 것에 따른 동정론이 조금 반영된 것 같다”며 “하지만 대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라 결국 호남 당원들은 이 지사를 선택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같은 16일 4개 여론조사 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광주·전라 지역(이재명 40%, 이낙연 33%)을 포함한 전국에서 이 지사가 크게 앞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가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광주·전남·전북 특별메시지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큰 절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운데)가 17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광주·전남·전북 특별메시지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큰 절을 하고 있다.

25~26일 호남 경선을 겨냥한 유세전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 지사와 캠프 소속 의원 50여명은 17일 광주 전일빌딩245에 총집결했다. 이 지사는 광주·전남·전북 도민을 향한 큰절과 함께 “민주 세력의 심장 호남이 확실한 정권재창출을 할 이재명을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연휴 기간 호남 지역 곳곳에서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호남에서 과반을 넘어 압승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지역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 지사는 “뽑아달라는 입장에서 주권자의 마음을 넘겨짚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지사는 특히 “호남 당원들은 특정인에 대한 측은지심이나 개인적인 인연으로 우리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앞세워 온 시대정신과 본선 경쟁력에 호남 당원들도 반응할 거라는 취지였다.

반면, 1차 슈퍼위크 이후 추격의 고삐를 당긴 이낙연 캠프 역시 추석 연휴에 호남 지역에 가진 자원을 모두 쏟아붓기로 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서울에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모두 호남으로 주말부터 이동해 추석 연휴 내내 상주할 것”이라며 “캠프를 광주로 옮겼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정부 전직 장·차관 지지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정부 전직 장·차관 지지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캠프는 그간 중립지대에 있던 친문 세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표심을 얻으려 하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이른바 ‘영끌’ 전략이다. 17일 오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포함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35명의 인사가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전날엔 친문 출신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도 지지선언을 했다. 박광온 의원은 “이들이 호남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연설을 하면 이 지사 쪽으로 갔던 친문 지지자들이 상당수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수는 ‘정세균 사퇴’와 ‘대장동 의혹’

이 지사는 17일 광주 연설에서 첫마디로 정세균 전 총리의 후보직 사퇴를 언급했다. 이 지사는 “호남이 배출한 정치 거목 정 전 총리가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며 “지금의 정치인 이재명이 있게 해주신 분인데 경쟁하는 것조차 죄송하고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총리가 가지고 있던 가치와 이념, 지향을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 전 총리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 전 대표 측도 연일 정 전 총리 지지층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정 전 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정 전 대표가 ‘서로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6일 이낙연 캠프에선 “‘정세균 광주·전남 우정포럼’ 소속 권리당원 2500명 등이 이 전 대표 지지선언을 했다”고 알리며 “이 전 대표가 정 전 총리의 꿈을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연일 의혹이 커지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 호남 경선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지도 변수로 고려된다. 이날 오전 이 전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에게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해 많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상식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국민들도 많이 알고 계신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꾸 화천대유의 주인이 누구냐고 저한테 묻는데, 그건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곽 의원 자제분이 화천대유 1호 직원이었다는데, 7년이나 다녔다니 그분이 잘 알 것”이라며 “자꾸 엉뚱한 데에 물어보면서 의혹이 있는 것처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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