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유산기부 활성화 정책세미나 개최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16:08

9월 16일 목요일, ‘저출산·고령화 시대 : 자선단체, 유산기부를 논하다’ 정책세미나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세미나는 한국자선단체협의회(이사장 이일하),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조흥식), 웰다잉문화운동(공동대표 원혜영), 국회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공동대표의원 인재근, 김상훈)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가 후원, 하나은행의 협력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주 9월 9일에 이은 두 번째 세미나이다. 비영리 자선단체, 공익법인 종사자, 법률 전문가, 학계 등 총 150여개 단체/기관에서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진행 중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재난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으로써 우리 사회는 양극화 심화, 청년 실업률 증가, 자영업자 폐업, 소득 감소, 경기 침체 등 갈수록 어렵고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의 저출산, 1인 가구, 비혼, 무자녀 부부 증가, 고령화 등 인구․사회학적 변화와 함께 사회공동체 의식 보다는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영리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기부금도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 도움의 손길이 감소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사회에 유산기부법이 시행된다면 개인 자산이 사회로 환원되어 양극화 심화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고 사회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 자산이 민간으로 투입됨으로써 일자리 창출, 기부문화 활성화, 복지사각지대 및 저소득층을 위한 공익활동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철학과 신념에서 본 세미나를 기획하게 되었다.

본 정책세미나는 한국의 가족주의와 유산 및 유언 문화를 분석하고 가족중심의 유산상속 문화에서 가족주의를 넘어서 유산기부가 우리사회에서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 민간, 정부, 국회의 역할과 유산기부 입법화 중요성에 대한 논의 및 유산기부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다.

유원식 한국자선단체협의회 공동대표(기아대책 회장)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 경제적 어려움, 양극화 심화, 실업자 급증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의 공익사업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며, 그 역할 및 규모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유산기부는 사후(死後) 자신의 재산 일부를 공익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고령화시대·핵가족시대에 유산기부는 점점 증가할 것이고, 부의 양극화 해소 및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 제정 및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는 “선진국의 경우 오래 전에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부를 자손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유언장 쓰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사회는 전쟁이후 베이비부머세대, 현재 70-80대 노년층들이 우리사회 산업화를 거치면서 부를 축적한 분들이 많다. 선진국과 같이 우리사회도 유언장 쓰는 문화를 통해 인생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자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유산기부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인식개선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서울대학교 BK연구교수의 주제 강연으로 시작됐다. 강연은 한국의 가족주의와 유산 및 유언 문화”를 주제로, 미디어 보도를 통해 본 한국의 유산 문화와 유언 문화, 서울시민들 대상으로 상속, 유산, 유산기부 의향 등에 대한 심층인터뷰 내용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서 두 번째 주제발표는 이나빈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수석책임연구원이 “가족중심의 유산상속 문화의 분석”이란 주제로, 서울시 거주 노년층(60-70대)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1:1 면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세 번째 주제 강연한 강명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명예교수는 “가족주의를 넘어서 유산기부에서 생전기부로”란 주제로 ‘유산기부’란 개념을 ‘생전기부’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기부자가 생전기부를 통해 사회적 기여를 확인하고 그 활동들이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며 자선단체들의 유산기부 캠페인이 기부자 중심에서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주제 강연은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의 “자선단체는 왜 유산기부를 준비해야 하는가”란 주제로 한국의 기부금총액에서 소액정기후원의 성장률과 둔화를 연도별로 분석하고 2015년부터 개인 후원금 증가폭이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 자선단체들은 새로운 기부 동력과 미래형 기부모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영국, 미국, 호주 등 선진국의 경우 고액기부, 유산기부 등으로 기부문화 재확대를 경험한 바가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끝나면 자선단체들은 선진국형 계획기부인 유산기부에 대한 투자와 미래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4건의 주제 강연에 이어 각 단체들의 유산기부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이승엽 대리는 유산기부 후원자 모임, “어린이를 위한 그린 레거시 클럽”에 대한 소개와 함께 부동산 기부를 받았을 때, 부동산 취득/처분할 때 마다 이사회 및 서울시 승인이 필요하며, 주무관청의 재량이 너무 커서 후원자에게 부동산 기부 및 사용에 대한 여부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이해를 구하는데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다. 부동산도 기부금의 일환인데, 기부금을 자산으로 취급하여 행정처리를 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혜영 전략모금본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속, 유산기부”란 주제로 사례발표가 있었다. 우리사회가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죽음에 대한 사회 문화적 인식 제고가 필요하며,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상속재산을 일정 비율 이상 기부할 시 상속세율 감면을 적용하고 비영리 법인이 고유목적사업을 위해 부동산을 증여 받을 시, 취득세(전액) 감면의 필요하다고 정책 제언을 했다.

기아대책의 전두위 Major Gifts 본부장은 기아대책의 필란트로피 클럽(고액기부자모임)과 헤리티지클럽(유산기부서약자모임)을 소개하며, 유산기부 서약자 관리 및 예우 등에 대해 소개했고 서울대학교발전기금 주정훈 팀장은 서울대학교발전기금의 기부 프로세스를 소개하며 유산기부사례를 공유했다. 유산기부 서약자들의 삶의 궤적이나 가치, 철학을 나누고 그 정신을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 사례발표는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 배정식 센터장이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유언대용신탁 활용”에 대한 주제로 발표가 있었다. 배정식 센터장은 유산기부에 있어서 세무, 법률 등 개인의 상속 설계에 대한 컨설팅이 중요하며, 고령화와 노후 자산관리가 결합된 개인 맞춤형 유언대용신탁이 현실적으로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고령화 사회에 맞는 노후관리와 기부 결합, 장애인 신탁, 유산기부와 신탁 활용, 부동산 관리 신탁 등 기부자가 처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여 기부자가 생전에는 신탁을 활용하여 노후 관리를 하며 사후 남는 재원을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했다.

주제발제와 사례발표를 한 9명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1인 가구 및 무자녀 부부 증가, 싱글 노년층 증가 등 인구학적 변화 특성에 대비하고 선진국형 기부모델인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해 자선단체들은 유산기부 문화조성을 위해 자선단체간의 연대를 통한 인식개선캠페인, 유산기부 입법화를 위한 연대활동, 기부활성화를 저해하는 법 개정 필요,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2021 유산기부 활성화 연속 정책 세미나’는 앞서 9월 9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진행했다. 마지막 세 번째 세미나(11월 중순 예정)에는 ‘유산기부 입법화를 위한 정책과제’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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