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주 2공항 빨리 추진→환경 등 고려" 한발 물러선 국토부

중앙일보

입력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자료 제주도]

제주 제2공항 조감도. [자료 제주도]

 정부가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는 제주 2공항에 대해 예전보다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조속히 건설을 추진하겠다던 종전 방침과 달리 환경과 항공안전 등을 고려해 추진방향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또 가덕도 신공항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전타당성조사(사타)를 통해 총사업비가 확정된 이후 투자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정부와 지자체 사이에 사업비 규모를 두고 견해차가 상당하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공항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국토부는 2050년까지 여객은 연 2.0%(국제선 2.8%, 국내선 0.7%), 화물은 연 1.5%(국제선 1.6%, 국내선 0.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객의 경우 2025년 1억 7000만명에서 2050년엔 2억 7000만명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수요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신공항 추진과 관련, 제주 2공항에 대해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항공안전 확보, 시설 용량 확충 등도 감안하여 추진방향을 검토한다'고 명시했다.

 앞서 국토부는 제5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16~2020년)에선 "제주 2공항 건설을 조속히 추진하여 2025년경 개항'이라고 적었다. 두 계획을 비교하면 제주 2공항과 관련한 국토부 입장이 적지 않게 후퇴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 2공항 건설 계획은 2015년 11월에 확정됐다. 2025년까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40만㎡ 부지에 5조원을 투입, 3200m 규모의 활주로를 갖춘 공항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제주도민의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데다 지난 7월엔 환경부가 제주 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면서 추진에 상당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국토부는 또 특별법이 제정돼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은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객·화물 수요를 24시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공항으로 계획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예상 투자비는 현재 진행 중인 사전타당성조사(사타)를 통해 총사업비가 확정된 이후 반영키로 했다. 지난 6월 시작된 가덕도신공항 사타는 내년 3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사타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의 예상 수요와 총 사업비 등을 추정하게 된다. 현재 계획대로 활주로 한 개 짜리 공항을 짓는 경우 부산ㆍ울산ㆍ경남(부·울·경)에서는 7조 5000억원이 든다고 추산한다.

 반면 국토부는 가덕도공항특별법 논의 과정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건설 규모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별로 12조8000억~28조6000억원이 든다고 추정했다.

 활주로 한 개짜리 공항을 짓더라도 예상 사업비는 12조8000억원으로 부산시 추산보다 5조20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활주로 2개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수용하는 시나리오는 15조8000억원, 여기에 군 시설까지 이전하는 경우는 28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예상수요에서도 차이가 크다. 부산시는 2056년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여객을 연간 4600만명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정부의 김해신공항예비타당성조사(예타)와 기본계획안의 예상치는 절반에 못 미치는 1940만명과 2006만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 전문가는 "사타 결과에 따라 부·울·경과 정부 추산 중 어느 쪽이 맞는지가 판가름 될 것"이라며 "사타 결과와 부·울·경 추정치의 차이가 심할 경우 사업 추진 자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향후 공항 정책 신뢰도 제고, 공항 개발 과정에서의 갈등과 이해충돌 최소화, 국민·지역경제에 대한 공항의 기여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