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성은 마세라티 리스한 대표, 박지원 대표시절 대변인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05:00

업데이트 2021.09.17 09:52

2020년 2월 16일 조성은(33)씨. 연합뉴스

2020년 2월 16일 조성은(33)씨. 연합뉴스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33)씨에게 고급 외제차 마세라티 리스를 제공한 정보통신(IT) 벤처기업 A사의 대표이사가 김종구 전 국민의당 대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대변인이 2017년 국민의당 대변인이던 당시 국민의당 대표는 박지원 현 국가정보원장이다. 박 원장은 조씨와 함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고발 사주’ 의혹을 ‘기획’했다는 의혹으로 윤 전 총장 측에 의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돼 있다. 이른바 ‘제보 사주’ 의혹이다.

‘마세라티 제공’ 벤처 A사 등기임원은 김종구·조성은 단 2명

16일 대법원 등기소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은 올해 4월 8일부터 A사의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A사 실소유주 이모씨는 2015년 10월 21일부터 2018년 7월 28일까지 대표이사를 맡아 오다가 올해 4월 들어 김 전 대변인에게 A사 대표 자리를 넘겨준 것이다.

A사 등기부를 보면 김 전 대변인 외에 등기임원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다. 조씨 역시 김 전 대변인이 대표로 취임한 같은 날 등기이사로 등재했다.

국민의당 제20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에 이어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비대위원 등으로 일했던 조씨와 김 전 대변인이 동시에 A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A사와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연관성이 주목받는다.

A사는 2019년 12월 한 인터넷 매체가 주최하고 당시 유성엽 무소속 의원 등이 주관한 시상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상’을 수상했는데, 유 의원도 국민의당 소속으로 원내수석부대표와 사무총장 등을 지낸 전력이 있다.

김종구,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시절 대변인…文 “양념” 비판 

A사의 두 임원은 공교롭게도 국민의당 대표 출신인 박지원 원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김 전 대변인은 특히 2017년 대선 당시 당 대표인 박 원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 일했다. 2017년 4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을 “양념”이라고 표현했을 때 “양념 몇 번 치면 남아날 정치인이 없을 것”이라며 “이래서 문 후보의 패권정치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A사는 지난해 실적이 급격하게 개선됐다. 2015년 7월 28일 설립 이후 2019년까지 연간 매출액이 6000만원 안팎 수준을 나타내다가 지난해 14배가량인 8억 47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까지 적자를 보다가 2019년 1000만원 흑자로 전환한 뒤 2020년 5억 900만원을 나타냈다.

그런 A사가 올해 4월 박 원장과 밀접한 두 인사를 각각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로 동시에 영입한 배경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A사 실소유주 이씨는 “일반인 지인을 통해 정부지원금과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조씨를 올해 4월 영입했다”며 “조씨가 이렇게 정치권에서 유명한 인물인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와 정치인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하지만 조씨와 같은 날 김 전 대변인을 대표이사로 영입한 이유 등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았다.

2018년 1월 12일 당시 조성은(왼쪽) 미래통합당 선대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뉴스1

2018년 1월 12일 당시 조성은(왼쪽) 미래통합당 선대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뉴스1

김종구 “대표 맡았지만 결재 한 건 안했고, 1원도 안 받아” 

김 전 대변인은 “후배 소개로 A사 대표로 일하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한 건의 결재도 안 한 데다 1원도 받은 적 없고 지난 7월 19일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A사에 가게 된 목적을 묻는 말엔 “목적은 없다”며 “더 묻지 말라”고 했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씨는 “소개를 받고 투자 유치를 맡는 조건으로 A사에서 일하게 됐다”면서도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실소유주 이씨와 분쟁을 겪은 탓에 일을 못 했고 급여를 하나도 못 받았다”고 밝혔다. A사와 박 원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도 했다. 또 조씨는 A사 실소유주 이씨에 대해 횡령·탈세 의혹을 제기하는 중이다. 이씨는 이에 대해 “헛소리”라는 입장이다.

앞서 A사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씨에게 마세라티 리스 명의를 제공한 회사로 처음 조명을 받았다. 다만 조씨는 “리스 비용은 자비로 충당했다”고 했다. A사 실소유주 이씨도 “필요하다고 해서 명의만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조씨의 마세라티가 관심을 모은 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야당인 국민의힘이 “조씨가 (A사가 아닌) 직접 소유 중인 회사에서 세금은 연체하고 직원 임금은 체불하며 고급 주택에 살고 마세라티를 탄다”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임금체불 의혹 등에 대해선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한 상태다.

조씨는 “현재 사건의 본질은 고발 사주 의혹”이라며 “본질을 훼손하는 제보 사주 의혹이나 제보자를 신상털이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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