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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대장동 땅 35% 싸게 사서 2352억 남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수의계약을 통해 지구 내 5개 사업부지를 확보했고, 매입가격은 경쟁입찰 낙찰가의 65%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낮은 가격으로 토지를 확보한 화천대유는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해 2000억원이 넘는 분양 수익을 올렸다. 기존에 알려진 화천대유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관계자들이 받은 배당금 4040억원과는 별도의 수익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지난 2017년 대장지구 주시행사인 성남의뜰로부터 15개 구역으로 나뉜 조성토지 가운데 5개 구역(공동주택 4개, 연립주택 1개), 15만109㎡를 확보했다. 2019년 화천대유의 감사보고서 중 '특수관계자와의 매출 및 매입 등 거래내역'을 보면 기타특수관계자인 성남의뜰에 지불한 건설용지 매입 비용은 5700억원으로 책정됐다. 용지 확보를 위해 화천대유가 부담한 땅 값은 3.3㎡(평)당 1250만원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화천대유는 해당 건설용지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확보했다. 이는 성남의뜰이 2015년 3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화천대유가 자본을 출자해 리스크를 공유한 부분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면서 이런 내용을 협약에 포함한 데 따른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도시개발법에 출자자가 일부 부지에 대해 직접 아파트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며 "화천대유도 마찬가지이며 5개 구역을 출자자 직접 사용분으로 공급했고 이는 사업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천대유는 수의계약 과정을 통해 대장지구 내 다른 구역 시행사보다 낮은 금액에 건설용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의뜰은 2017년 5월 공동주택(아파트) 85㎡ 초과 용지 3·4·6번 구역을 경쟁입찰을 통해 일괄매각했다. 당시 공고에 따르면 일괄매각한 3개 구역, 7만1313㎡의 공급예정가격(최저 입찰가)은 3464억원(3.3㎡당 1603만원)이었다. H시행사가 이 용지를 낙찰받았는데, 낙찰가는 공급예정가격의 121%인 4184억원이었다. 이를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936만원이다. 화천대유는 대장지구 내 다른 용지 최저 입찰가의 78%, 실제 낙찰가의 65% 수준에 용지를 확보한 셈이다.

이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정확한 건설용지 매입 비용을 밝히긴 어렵지만 5·7·8번 구역 낙찰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5·7·8번 구역(6만1312㎡)은 J건설사가 2017년 계열사를 통해 3152억원에 낙찰받았는데,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697만원으로 3·4·6번 구역 낙찰가의 88% 수준이다.

화천대유는 확보한 용지에 아파트를 분양해 2019년 4029억원, 지난해 6953억원 등 1조981억원의 분양매출을 올렸다. 올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분양원가를 제외한 누적분양순익은 2352억원이며, 미집행된 분양계약 잔액은 3190억원에 달한다. 분양매출이 없던 2015~2018년 867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분양순익 2352억원과 배당금수익(2018~2020년 577억원) 등을 포함해 2019~2020년 2년간 2414억원의 흑자를 냈다. 설립 후 6년간 1547억원의 순익을 낸 것이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계한 사업 구조와 배당 구조에 따른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예상치 못한 이익을 봤을 뿐, 특혜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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