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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시 준다며 가슴 만졌다" 학교앞 문방구 아저씨의 배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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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캡처]

[JTBC '뉴스룸' 캡처]

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문구점 주인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10여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학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경남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3학년 B양 어머니는 “아저씨가 ‘슬러시 많이 줄게’ 하면서 가슴을 만졌다고 했다. 여러 차례라고 했다.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C양 아버지도 “나오라고 비켜보라는 얘기를 하면서 가슴 쪽을 터치한다든지 안 그러면 ‘슬러시를 뽑아주면서 더 많이 줄게’ 하면서 가슴을 터치한다든지 했다”고 전했다.

두 달 전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방학이고, 문구점이 개인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조사하고 교육청에 보고도 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은 것이다. 교장은 “학기 중에 학교로 (신고가) 들어왔으면 지금보단 훨씬 더 발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했을 텐데…(그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저학년 학생들로,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못했다. C양 아버지는 “아기들이 어리니까 이게 성추행인지 구별이 안 되게끔 그렇게 하다가 그게 반복이 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에서야 신고가 잇따르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문구점 주인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JTBC '뉴스룸' 캡처]

[JTBC '뉴스룸' 캡처]

경찰이 압수한 문구점 CCTV에는 A씨가 아이들에게 손을 대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이를 본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비켜 간다면서 굳이 안 만져도 되는데 지나가면서 이렇게 조금 터치를 하고, 사람이 있으면 어깨만 만지고 가면 되는데 밑으로 조금 겨드랑이 사이에다 손을 넣고 그랬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비좁은 통로를 비껴가기 위해 접촉했을 뿐 성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영업을 계속했다. 경찰과 시청에 학부모들이 항의했지만, 학교 앞 문구점이 ‘성범죄자 아동 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 제한’ 대상이 아니어서 강제로 문을 닫게 할 방법이 없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은 문구점을 계속 이용했다. A씨는 지난달 18일에야 스스로 문을 닫았다.

한편 현재 피해자 10여명 중 3명가량만 경찰 조사에 응했다. 아이의 트라우마를 걱정해서다. B양 어머니는 “아이한테 사건이 각인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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