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 키운 ‘130조 황금알’ SK배터리 23년 만에 독립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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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98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담할 회사를 다음달 1일 설립한다. 사진은 최 회장이 2018년 고 최종현 회장의 20주기 추모 사진전에서 전시물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98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담할 회사를 다음달 1일 설립한다. 사진은 최 회장이 2018년 고 최종현 회장의 20주기 추모 사진전에서 전시물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 SK]

SK그룹이 다음달 1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전담할 회사를 설립한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SK배터리(가칭)와 SK E&P(가칭)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신설 법인의 주식 100%를 소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이다. 분할 대상 사업부문의 자산과 부채는 신설 법인으로 옮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회사 분할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주총 참석 주주의 80% 이상(지분율 기준)이 찬성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는 지동섭 사장이 신설 법인인 SK배터리의 대표로 유력한 것으로 회사 안팎에 알려졌다.

SK E&P는 석유 개발·생산·탐사 사업과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을 총괄하는 명성 대표가 SK E&P 대표를 맡을 것으로 회사 안팎에 알려졌다.

SK배터리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장 시기는 유동적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내년 하반기 상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에서 보여줄 것이 많지만 이를 증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는 시점에 IPO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후 지배구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후 지배구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98년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6월 기준 SK 배터리 사업의 수주 잔고(누적)는 1TWh(테라와트시), 금액으로는 130조원에 이른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급 전기차 약 1300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수주 잔고 1TWh를 달성한 배터리 회사는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세 번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7월 국내에 신규 등록한 전기차는 4만7508대였다. 이 중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60% 이상(약 2만8000대)이었다. SK그룹은 국내와 미국·중국·헝가리 등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2023년에는 85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미국의 자동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 설립도 결정했다.

SK그룹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밸류크리에이션센터의 김우경 팀장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2030년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18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회사 분할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여덟 곳을 둔 중간 지주회사가 된다. 친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사업개발·인수합병(M&A)을 한다는 계획이다. 김 총괄사장은 “회사 분할을 계기로 각 사에 독자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질적·양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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