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빠이팅’ 기대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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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도쿄올림픽에서 조용한 양궁장이 떠나가라 파이팅을 외치는 김제덕.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에서 조용한 양궁장이 떠나가라 파이팅을 외치는 김제덕.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일본 도쿄가 떠나가라 외친 ‘빠이팅(파이팅)’은 미국에서도 이어진다. ‘소년 궁사’ 김제덕(17·경북일고)이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에 도전한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따낸 양궁 대표팀은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남자팀 막내 김제덕의 인기가 대단했다. 그는 안산(20·광주여대)과 짝을 이룬 혼성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한국 남자 양궁 역사상 최연소 메달 획득 기록도 세웠다.

올림픽에서 김제덕은 활을 쏘고 나서, 혹은 선배들이 사대에 설 때 목이 터져라 ‘빠이팅’을 외쳤다. 심지어 관중석에서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볼 때도 관중석에서 목청을 높였다. 정적인 스포츠인 양궁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팬들은 김제덕에게 ‘아기 호랑이’ ‘파이팅좌’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빠이팅’은 오래된 루틴이 아니다. 올림픽 직전 부담감과 긴장감을 덜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만든 응원법이다. 하도 소리를 질러 올림픽 때는 목이 쉬었다. “목은 괜찮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 김제덕은 “괜찮다”며 웃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그는 방송 출연과 광고 및 화보 촬영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다. 바쁜 일정을 마무리한 그는 다시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갔다. 다음 주 열리는 2021 세계양궁선수권 출전을 위해서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시작하는 이 대회는  27일 메달 결정전을 벌인다. 15일 미국으로 떠난 김제덕은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사실 (올림픽이 끝난 뒤) 긴장이 조금 풀렸는데 정신적으로 가다듬었다. 선수촌에선 심폐지구력 강화에 힘썼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에 오진혁(41·현대제철)은 여섯 번이나 나갔고, 김우진(29·청주시청)은 개인전 우승만 두 번 경험했다. 김제덕에게는 이번이 첫 세계선수권 출전이다. 그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목표는 남자 단체전 금메달이다. 개인전이나 혼성전보다 단체전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김제덕은 “이번에도 본선 무대에서 ‘빠이팅’을 열심히 외치겠다”며 웃었다.

올림픽 스타가 된 김제덕은 가는 곳마다 “수고했다” “장하다” 등의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코로나19 때문에 한산했던 인천공항에서도 그를 알아본 이들이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김제덕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관심이 부담도 되지만, 선수의 역할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덕은 올림픽이 끝난 뒤 모든 경기를 두 번 이상 다시 봤다고 한다. 그는 “원래 모든 대회가 끝나면 분석을 하기 위해 경기를 다시 본다. 올림픽은 더 중요하니까 많이 봤다. 뭐가 부족했는지 파악했다. 아무래도 한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제덕은 일본과 4강전에서 4-4로 맞선 슛오프에서 엑스텐 바로 옆에 적중시켜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열린다. 인구 1만5000명 규모의 소도시다. 박채순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조용한 곳에서 대회가 열려 방역 문제는 크게 없을 듯하다. 다만 기온이 한국보다 섭씨 10도 정도 낮아서 경량 패딩 등 보온용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제덕은 “세계선수권에 대비해 (한국에서 훈련할 때도) 긴소매 옷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장거리 비행과 14시간 시차는 아직 낯설다. 김제덕은 “201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2관왕) 개최지였던 스페인 마드리드에 간 적은 있다. (미국 대회는 처음이어서)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많이 자면서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양궁대표팀은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개(혼성전), 은 2개, 동 2개에 그쳤다. 이번엔 올림픽을 능가하는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 맏형 오진혁은 “올림픽에서 못 이룬 전 종목 석권(금 5개)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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