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추월 후배 정재원, 빙속 5000m 이승훈 ‘추월’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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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 15일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역주하고 있는 정재원. [뉴스1]

지난 15일 전국남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역주하고 있는 정재원. [뉴스1]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였던 정재원(20·서울시청)이 ‘장거리 강자’ 이승훈(33·서울일반) 경쟁자로 성장했다.

정재원은 지난 15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SK텔레콤배 제56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 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5000m 경기에서 20명 중 1위(6분 37초 36)에 올랐다. 9조 아웃코스에서 이승훈과 맞붙었는데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승훈은 6분 40초 84로 2위에 자리했다. 3위는 6분 41초 49를 기록한 김민석(22·성남시청)이었다.

이번 대회는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견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러지고 있다. 올해 11~12월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 참가해 얻은 성적을 종합해 순위를 매겨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즉 베이징에 가기 위한 첫 관문이다.

정재원보다 열세 살 많은 이승훈은 따라잡기 힘든 선배로 느껴졌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팀 추월 은메달을 땄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 금메달,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에서 정재원은 팀 추월에 이승훈과 함께 은메달을 땄다. 그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최연소(16세 245일)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당시 대표팀 경력 5개월에 불과했던 정재원은 “올림픽 참가만으로도 기쁘다. 메달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매스스타트에선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이승훈의 금메달을 도왔다. 이승훈은 정재원 뒤에서 체력을 비축하다가 막판 스퍼트로 1위를 했다.

3년 만에 구도가 바뀌었다. 정재원은 2018년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5000m에서 우승했다. 숨찬 운동을 해도 심장박동이 느린 정재원은 심폐지구력이 매우 뛰어나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이승훈과 같은 방을 쓰면서 장거리 레이스에 대한 조언도 많이 들었다. 당시 이승훈은 “정재원이 나보다 더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30대가 된 이승훈의 실력도 녹슬지 않았다. 이승훈은 해외 대회 참가 중 숙소와 식당에서 후배 선수 2명에게 폭행 및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져 2019년 7월 출전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8월 징계가 끝난 뒤 11월부터 국내 대회에 나와 여전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4월 두 번의 국내 대회 5000m에선 이승훈이 우승했다. 정재원은 모두 2위였다.

그리고 5개월 만에 정재원이 이승훈을 추월했다. 이번 대회 5000m에서 정재원이 이승훈을 이기면서 1만m 승부도 흥미로워졌다. 정재원은 17일 열리는 1만m에서도 이승훈과 같은 조에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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