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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잇단 도발, 김여정 비난 담화에도…여권 “각자 할일 하는 것, 대화 시그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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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비난성 담화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문 대통령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우리의 미사일 전력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한 발언을 ‘실언’으로 규정하며 “북남 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언론에 공개된 지 4시간 만에 나온 반응이었다.

김 부부장은 또 문 대통령의 발언을 “우몽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며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김 부부장 담화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에 보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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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부부장이 문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남북 관계의 완전 파괴를 바라지 않는다’며 대화 의사를 밝혔다”며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비롯해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동은 북한이 주도권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겠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이러한 의도를 알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직접 SLBM 시험 발사를 참관하는 일정이 필요했던 것”이라며 “요약하면 남북이 각자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김 부부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기본이 안 됐다”며 “김 부부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 때마다 정상적이고 자위권적인 조치라고 하지 않았느냐. (SLBM도) 대한민국이 당연히 정상적이고 자위권적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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