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미국, 호주에 핵잠수함? 결국 핏줄!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22:01

업데이트 2021.09.16 22:08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호( 왼쪽)와 순양함 포트 로열호 가 페르시아만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사진이 2020년 12월 2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 핵잠수함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다. [AP]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조지아호( 왼쪽)와 순양함 포트 로열호 가 페르시아만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사진이 2020년 12월 2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미 핵잠수함 공개는 매우 이례적이다. [AP]

미국 영국 호주는 같은 앵글로색슨 

핵확산금지 위반하고 돕는 혈족동맹

한국? 핵잠수함 파이브아이스 요원 

1.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오커스(AUKUS)’출범을 선언했습니다. 호주(AU)+영국(UK)+미국(US) 세 나라의 안보파트너십을 말합니다. 이날 발표된 협력의 핵심은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18개월내로..시한까지 정했습니다. 국방과학의 첨단인 핵잠수함을..미국이 그냥 만들어주겠다는 얘기입니다.

2. 두 가지 점에서 놀랍습니다.
첫째는 그 엄청난 핵잠수함을? 핵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핵폭탄을 보유한 6개국밖에 없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인도입니다. 핵잠수함은 농축우라늄을 동력으로 사용합니다. 그러니까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만이 핵잠수함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최근 핵잠수함 설계도를 완성했다고 자랑하는 겁니다.

3. 세계의 경찰 미국은 ‘핵확산금지’를 감독해왔습니다.
문재인정부가 차세대잠수함으로 핵잠수함 만든다 했지만 미국이 반대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차장이 미국에 ‘잠수함용 핵연료공급’을 요청했다가 퇴짜 맞았습니다. 그런 미국이 호주에는 아예 ‘핵잠수함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니..놀라울 따름입니다. 우주선보다 첨단이라는 건조 기술은 물론 우라늄과 무기, 운용을 위한 정보통신까지..엄청난 지원입니다.

4. 이런 사정을 알기에 백악관은 ‘핵잠수함 기술은 극히 민감한데..이번 결정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예외’라고 주장했습니다. 호주는 핵무기 개발 의도가 없는 나라이기에 안전하답니다.
‘앞으로 되풀이되지 않을, 단 한번 있는 일’이라 강조합니다. 오직 호주만 예외.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는 안준다..입니다.

5. 미국이 이런 무리를 감수할 정도로 핵잠수함은 중요합니다.
핵잠수함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전략자산입니다.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싣고,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은채, 수백m 심해를, 흔적도 소리도 없이 움직입니다. 핵잠수함은 SLBM이나 순항미사일로 대륙 어디나 공격할 수 있는 스텔스입니다.

6. 이런 핵잠수함을 미국이 호주에 주는 이유는..당연히 중국 견제입니다.
미국은 이미 가장 강력한 최신 핵잠수함들을 중국 앞바다에 배치해두고 있지만..팽창하는 중국을 막기엔 모자라나 봅니다. 과거와 달리 미국은 중국 봉쇄를 ‘동맹과 함께’ 한다는 전략입니다.

7. 두번째 놀라운 점은..결국은 핏줄이구나..
미국이 강조하는 동맹 중에서도 찐동맹은 핏줄입니다.
핏줄이란..같은 앵글로섹슨, 즉 영국에 뿌리를 둔 나라들끼리의 동맹이란 말입니다. 영국은 늙은 형, 미국은 돈 많은 동생, 호주는 착한 막내..여기에 캐나다와 뉴질랜드까지 합치면..핵심 앵글로국가(Core Anglosphere)가 됩니다. 바로 세계기밀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아이즈(Five Eyes)’5개국입니다.

8. 지난 2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가 한국을 ‘파이브아이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동맹을 강화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은 같은 핏줄이 아니니까요..
설혹 파이브아이즈를 확대한다고 해도 중국봉쇄 동맹인 쿼드(Quad) 멤버, 일본과 인도가 먼저일 겁니다. 가입시켜줘도 똑같이 정보를 나눠주진 않을 겁니다.

9. 한국은 그 다음, 그러니까 쿼드 플러스에 들어갈까 말까인..어찌보면 제3선의 동맹입니다. 특히 정보와 관련해선 미국의 신뢰가 그렇게 단단하지 못합니다.
미국을 좋아하든 싫어하든..객관적인 상황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핵잠수함? 불가능합니다. 파이브아이즈? 요원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9.16.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