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 권순일 전 대법관,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20:19

업데이트 2021.09.16 20:31

권순일 전 대법관 [뉴스1]

권순일 전 대법관 [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택지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권순일(59·사법연수원 14기) 전 대법관이 고문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화천대유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추진한 분당구 대장동 (남판교) 일대 개발사업에 참여한 회사로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해 9월 퇴임한 지 몇달 뒤인 지난해 말쯤 화천대유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A씨로부터 회사 고문으로 위촉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A씨 측은 권 전 대법관 측에 “회사 제반 업무에 대한 자문과 상담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요청을 해왔고, 권 전 대법관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문제 소지가 없는지 문의하고, 김영란법 위반 여부 등을 관련 기관에 문의한 결과 해당 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받은 뒤 고문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권 전 대법관은 “자산관리회사이다 보니 법률적인 자문 등을 하는 역할로 알았고, 실제 몇 차례 자문을 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직전인 지난해 7월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당시 7대 5 무죄 판결에도 참여했다. 당시 전원합의체 13명의 대법관 중 스스로 참여를 회피한 김선수 대법관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이 지사의 유·무죄를 갈랐다. 대법관들의 유·무죄 의견은 팽팽하게 나뉘었다. 7명의 대법관은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해 이 지사에 대해 무죄 판결을 했다. 권 전 대법관도 무죄 판결을 한 다수의견 쪽에 섰다. 당시 주심은 노정희 대법관이었다.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 선고로 지사직 및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내몰렸던 이 지사가 대법원의 파기환송으로 ‘기사회생’하는 계기가 됐다. 같은 해 10월 파기환송심을 맡은 수원고법은 이 지사의 무죄를 선고했고 이 판결은 검찰 측 재상고 포기로 확정됐다.

다만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재임 시절 판결과 현재 화천대유를 둘러싼 의혹은 “전혀 관계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시기상 대법관 재임 시절 이 지사에게 무죄 판결을 한 뒤 퇴임 후 이 지사가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회사에 고문으로 재직한 모양새이지만 두 사건 사이에는 어떤 연관도 없다는 취지다.

권 전 대법관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도 당시 판결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어떤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고문을 맡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권 전 대법관은 “언론에 기사가 나기 전까지 해당 회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언론인 출신 A씨가 100% 지분을 가진 화천대유는 실제 다수의 유명인사나 그 가족이 재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영수 전 국정농단 의혹 사건 특별검사도 2016년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을 맡았다가 특검 임명 이후 그만뒀다. 박 전 특검의 자녀가 이 회사에 다니기도 했다. 국민의 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도 화천대유에 오랜 기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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