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대회전 앞두고 ‘대장동 의혹’에 명·낙대전 또 불붙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18:12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경선(25~26일)을 9일 앞두고 ‘명·낙 대전’이 다시 발발했다.

불씨는 이 지사를 향한 ‘대장 지구 개발 특혜 의혹’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16일 YTN라디오에서 “(대장 지구 개발이) 몇 사람이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구조라면 그게 어떻게 공영개발이냐. 당연히 100% 수사해야 한다”며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고 판단하고 대통령을 만들었던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감옥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MB는 감옥에 있다. 이걸 되풀이해야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대장 지구 의혹과 이 지사와의 연관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이 지사 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 건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민간업자에게 고스란히 넘어갈 땅을 회수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바꿔 민간에게 넘어갈 1조원이 넘는 개발 이익 중 5000억원을 넘게 환수했다”며 “이 건을 어떻게 MB와 비교할 수 있으며 감옥은 웬 말인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경선에 패배해도 이재명 후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어도 할 말 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대장 지구 개발 특혜 의혹은 경선 향방을 판가름할 호남 경선을 앞두고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호남 당원들이 전략적 투표를 한다는 측면에서 대장 지구 특혜 의혹은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을 흐려 호남 득표를 반감시킬 수 있다”며 “이에 이 전 대표 측이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이 지사 측은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선 직행” 호남 총력전 펴는 이재명 

민주당의 호남 권리당원은 총 20만4000여명으로 전체 권리당원(72만여명)의 28%에 달한다. 현재까지의 경선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비중이다. 지난 12일까지 네 차례 지역경선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는 ‘5연속’ 과반을 달성해 누적득표율 53.7%를 기록하면서 이 전 대표(32.46%)에 21%포인트 넘게 앞섰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말이 캠프에선 나온다.

이에 이 지사는 16일부터 3박4일 간 호남에 머물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 지사는 17일에는 캠프 소속 의원단 50여명과 함께 찾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인근 전일빌딩을 찾아 ‘광주·전남·전북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지사 캠프 인사는 “전일빌딩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발생한 곳이어서 광주 정신과 직결된 곳”이라며 “호남인들의 개혁 의지를 이어받아 정권 재창출을 일궈낼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자 김혜경 여사도 18일 광주 소재 미혼모 보호시설을 이 지사와 함께 방문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이 포함된 추가경정 예산안이 통과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15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이 포함된 추가경정 예산안이 통과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 캠프 핵심 의원들은 최근 호남을 찾아 지역 상인회, 직능단체,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등을 잇달아 만나 바닥 조직을 다졌다. 이 지사 캠프 총괄 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지사가 전북과 광주에서는 우위지만 전남에서는 이 전 대표 조직이 단단한 편”이라며 “다만 최근엔 정세균 전 총리의 조직이 돕겠다는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 지지세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호남 경선 과반을 획득해 안정적인 본선행을 확정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가 역전할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남준 캠프 대변인은 “안정적인 본선 대비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승부를 내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호남 대통령 만들어달라”

반면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대표는 호남이 자신의 지역 기반임을 강조하며 ‘호남 출신 대통령’을 전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네 차례 지역구 의원을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 지냈고 전남지사도 한차례 역임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은 대통령을 배출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야 한다”며 “1%의 싸움에서 무당층과 중도층의 표를 가져오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안한 후보 대신 안심할 수 있는 후보를 내놔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지사의 본선 리스크를 제기하며 자신에게 표를 줄 것을 호소한 것이다. 이 전 대표 역시 21일 호남 경선 투표 시작일까지 호남 곳곳을 방문하며 바닥 민심을 다질 예정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내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4.0연구원’ 소속의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어갈 후보”라며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친문 모임 ‘부엉이 모임’ 좌장인 홍 의원은 2012년과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다. 그는 5·2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해 송영길 대표에 0.59%포인트 차이로 졌다.

이 전 대표 측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선거를 뛴 경험이 많고 정책역량이 뛰어난 의원들의 합류로 지역 조직들도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친문 의원들의 추가 합류를 기대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중립지대에 있는 친문 의원들의 세력이 미미해 경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진 못할 것”(한 당직자)이란 말도 나온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