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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효능 줄어 부스터샷 필요" 선그은 WHO "효과 충분"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18:11

업데이트 2021.09.16 18:25

8월 31일 서울의 한 백신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사용한 화이자 백신 병을 들고 있다. 뉴스1

8월 31일 서울의 한 백신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사용한 화이자 백신 병을 들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을 비롯해 백신 제약회사인 화이자ㆍ모더나는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중심으로 한 보건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일반 대중에게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며 유보적인 결론을 내렸다. 양쪽 입장이 상반된 이유와 한국의 부스터샷 접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지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화이자·모더나“시간 지나면 효능↓…부스터샷 필요”

우선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는 측에선 접종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가 떨어진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7월부터 부스터샷 접종에 나선 이스라엘은 보건부의 연구 결과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94%까지 발휘된 화이자 백신의 효능이 델타 변이 확산 이후 64%까지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당국은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행했고 현재는 그 대상이 12세 이상 연령까지 확대됐다.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제약사들도 효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나섰다. 화이자는 백신 효능이 2차 접종 완료 후 두 달마다 6%씩 떨어진다는 자료를 미국 FDA에 제출하며 부스터샷 승인을 신청했다. 접종 완료 초기에는 96.2%의 효능을 보여줬지만 2개월 후에는 90.1%, 4개월째에는 83.7%로 줄었다는 것이다. 또 접종 완료 6개월 뒤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성인 300명을 관찰한 결과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 수준도 부스터샷을 맞았을 때가 약 5~7배 정도 높았다고 밝혔다.

모더나사는 접종 완료자의 돌파감염 비율을 비교한 결과를 공개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 접종을 완료한 1만4746명 중 162명(1.09%)이 돌파감염된 반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한 1만1431명 중에는 88명(0.76%)이 돌파감염됐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방효과가 떨어져 돌파감염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미 FDA “일반 대중에 부스터샷 확대 필요성↓”

미국 FDA.

미국 FDA.

하지만 WHO와 FDA 전문가들이 반박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FDA는 현재 접종하고 있는 백신의 경우 추가 접종 없이도 코로나19와 관련된 중증ㆍ사망을 내는 데 충분한 효과를 낸다고 밝혔다. 화이자가 제출한 데이터만으로는 일반 대중에게까지 부스터샷을 확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WHO와 미 FDA 소속 과학자를 포함한 보건 전문가 18명이 주장한 의견과 유사하다. 이들은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항체가 떨어진다고 해도 기억 세포가 존재해 2회 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충분하다”며 “일부 면역 저하자를 제외하면 현재까지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내 전문가 “일반인 대상 확대는 일러”

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미 FDA 쪽에 힘을 실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1월에 고위험군 대상 부스터샷 접종은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일반 성인의 경우 부스터샷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감수할 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항체가 떨어진다고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항체가 떨어져도 바이러스를 직접 죽일 수 있는 T셀과 항체를 만들어내도록 지시하는 B셀은 유지된다”며 “항체가 아닌 예방효과까지 정말 떨어지는지 정확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제약사는 판매하는 입장…잘 살펴야”

전문가들은 제약사에서 잇따라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경위에 대해 “아무래도 백신을 팔아야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화이자, 모더나사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사(AZ)의 경우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며 “AZ의 경우 옥스퍼드 대학이 백신 제조에 협력할 때 공익적 목적을 내세웠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 관점이 더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한 국가 단위의 접종 완료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접종률을 높여도 백신을 구하지 못한 다른 국가에서 확산이 일어나 새로운 변이가 생기면 결국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중보건 관점에서는 전 국민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기보다 한정된 백신 물량을 나눠 다른 국가의 부족분을 채우는 게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고위험군 중심 부스터샷 접종 계획 

이런 논란에 부스터샷 접종을 앞둔 각국 정부도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의 경우 오는 17일(현지시간) FDA 외부자문위원회에서 부스터샷 권고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선 장기이식 환자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환자 등 2회 접종만으로는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없는 사람에 한해 3차 접종을 긴급 승인한 상태다.

한국 방역당국은 우선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난 후부터 부스터샷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2월 우선접종을 실시한 요양병원ㆍ시설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오는 10~11월 부스터샷을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대상이나 시기에 대해선 국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9월 중 설명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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