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또 시민단체 저격 "박원순이 대못 박아, 겹겹히 보호막"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15:40

업데이트 2021.09.16 15:47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단체 지원사업의 방만한 운영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들어둔 ‘비정상 규정’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임 시장이 박은 대못, 시민단체 비호”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 입장문을 발표한 뒤 민간보조 및 민간위탁 지원현황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 입장문을 발표한 뒤 민간보조 및 민간위탁 지원현황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16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시장이 박아놓은 대못들 때문에 시정 조치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잘못된 것을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 없도록 조례, 지침, 협약서 등 다양한 형태로 시민단체에 대한 보호막을 겹겹히 쳐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시장 시절 만든 서울시 민간위탁 관리지침에는 행정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각종 비정상 규정이 대못처럼 박혀있다”며 “대표적으로 종합성과평가를 받은 기관은 같은해 특정감사를 유예해주도록 한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침으로 사업 담당 공무원이 지도ㆍ감독하는 과정에서 위법이 의심되는 점을 발견해도 시 감사위원회가 즉시 감사를 할 수 없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속수무책으로 잘못을 덮고 은폐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며 “심지어 비리, 갑질, 성폭력 등 심대한 문제로 시민 민원이나 내부고발이 있어도 즉시 감사할 수 없다. 이런 지침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출신이 심사 관여…공정한가”

수탁기관이 바뀌어도 사람은 바꿀 수 없도록 한 규정도 문제 삼았다. 민간위탁 관리지침에 포함된 ‘수탁기관 공모 및 선정 운영기준’ 등에는 수탁기준이 바뀌어도 특별한 사업이 없는 한 고용승계 비율이 80% 이상 되도록 규정됐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사업실적이 매우 부진하거나 각종 문제를 일으켜 사업권을 박탈당해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한 특권”이라고 비판했다.

각종 위원회에 시민단체 추천 인사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한 조례 규정에 대해선 “어떻게 공정한 기관 선정이 이뤄질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수탁기관을 선정하는 적격자 심의위원회는 물론이고 보조금 단체를 선정하는 위원회까지 시민단체 출신들이 자리를 잡고 자기편, 자기식구를 챙기는 그들만의 리그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를 받던 수탁기관장이 거꾸로 위원회에 옮겨가 선정 과정을 관장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장악 시의회…난관 예고

서울시는 차츰 민간위탁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민간위탁이 오히려 효율성과 서비스 질을 저하시키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를 공공 서비스로 전환중인 영국의 사례를 들었다. 미국 시민단체의 경우 정부 보조금의 사용 범위가 엄격하게 제한돼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조례 개정에 대해선 오 시장도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며 난관을 예고했다. 서울시의회는 전체 의원 110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99명이나 된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사업인 ‘사회주택’ 사업은 관련 협동조합들이 감사의 정확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며 법적 대응까지 선언한 상태다.

오 시장은 “판단하기에 지나치게 과도하거나, 법 정신에 어긋나거나, 상식적이지 않은 대못은 하나 하나 뽑아 나가겠다”면서 “시의회와 긴밀한 논의와 협조가 필요하지만 순차적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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