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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얻어맞는 카카오…숨죽인 네이버 '믿는 구석'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07:00

업데이트 2021.09.16 07:04

요즘 증시 핫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네이버∙카카오 주가 어떻게 돼?’ 입니다. “정부가 규제하면 주가가 계속 떨어지겠지” vs “에이~ 그래도 혁신기업인데 다시 오르겠지”가 맞서는 형국입니다. 개미들은 후자에 베팅한 모양새입니다. 카카오가 급락한 8일부터 사흘간 1조원이나 사들였습니다. NAVER도 5000억원 가까이 줍줍..

네이버 한성숙 대표. 중앙포토

네이버 한성숙 대표. 중앙포토

오늘 뉴스레터는 기본적으로 NAVER(네이버)를 분석하는데, 규제 영향, 카카오와 비교 등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분은 “왜 갑자기 규제를 하고 난리야?” 하시던데, 이른바 ‘빅테크’에 대한 규제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유럽연합(EU)을 필두로 미국∙중국 등지에서도 막대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짜뉴스를 방치하고, 인공지능(AI) 활용의 위험성 등을 들어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송갑석 이동주 의원이 주최한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토론회. 유튜브 캡처

민주당 송갑석 이동주 의원이 주최한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토론회. 유튜브 캡처

국내에서도 1년여 전에 ‘공룡 플랫폼’이 입점업체한테 갑질을 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 발의됐습니다. 한동안 잠잠하다가 공교롭게도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자영업자 표를 의식해 플랫폼 때리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굳이 대선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할 규제였으니까 이 규제가 어디로 갈 건지를 알아보는 게 주린이 입장에서 더 건설적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우선 (카카오페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카카오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지난 7일 금융위원회의 결정 –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중개에 해당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 – 은 거대한 규제 논쟁에서 제일 안 중요한 부분입니다.

네이버 검색창. 연합뉴스

네이버 검색창. 연합뉴스

네이버는 여기에 해당하는 매출이 미미하고, 카카오페이는 금융서비스 매출이 최근 늘었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투자중개 라이선스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상품 판매가 불가능해져서 카카오페이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예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은 너무 나간 해석입니다.

그럼 뭐가 중요하냐. 플랫폼 사업 전반에 대한 정부당국의 규제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이외에 공정위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방통위가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 등을 내놓고 있는데요. 특히 공정위가 김범수 의장 개인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한 부분은 주가를 흔들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다음 달 국정감사장에 소환될 각..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선 네이버쇼핑 노출을 통해 상품이 판매되면 연동 수수료가 2% 발생한다. 네이버페이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총 3~5.85% 가량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캡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선 네이버쇼핑 노출을 통해 상품이 판매되면 연동 수수료가 2% 발생한다. 네이버페이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총 3~5.85% 가량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캡처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플랫폼 횡포에 소상공인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규제 논쟁에서 ‘플랫폼’은 하나같이 카카오를 가리키고 있고, 규제정책은 개인정보 보호 등에 포커스를 맞춘 EU나 미국과 달리 플랫폼의 횡포,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피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상대적으로 비난의 표적이 될 사업영역이 적은 편입니다. 카카오가 영위하는 택시, 대리운전, 미용실, 꽃집, 골프연습장 등은 모두 국내 사업이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어 아무래도 부딪힐 구석이 많습니다. (마침 지난 14일 상생기금 3000억원을 내놓고, 택시 스마트호출 없애고,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기업 전환을 발표했네요. 납작만두..)

반면 네이버는 2017년 이후 71개 계열사를 지난해 47개까지 줄였습니다. 사회적 비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고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일본과 동남아를 장악한 메신저 ‘라인’ 등 글로벌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규제 이슈가 크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가의 향방은 실적이 결정하죠. 네이버는 올해 2분기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이외 신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섰습니다. 또 올해 3월 일본 LINE(라인)이 네이버에서 분리되고 Z홀딩스(라인 메신저+야후재팬 검색)와 결합하면서 Z홀딩스 실적이 지분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선 광고 기반의 검색 플랫폼과 네이버쇼핑으로 대표되는 e커머스가 이미 시너지를 내는 가운데 네이버페이가 e커머스를 더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향후 네이버 매출의 2.4배인 Z홀딩스가 네이버의 e커머스 솔루션을 결합한다면 추가 성장 여력이 있겠습니다.

네이버웹툰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고, K-POP 기반의 위버스, 메타버스의 제페토는 글로벌 영향력 증대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정도를 제외하면 ‘시빗거리’가 많은 반면, 네이버의 신사업들은 콘텐트나 핀테크, 글로벌 쪽으로 더 무게중심이 가 있는 편입니다.

물론 잇단 지분교환(이마트∙신세계 2500억원, CJ대한통운 3000억원, 미래에셋 5000억원, 하이브 4000억원 등)은 끼리끼리 제휴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전통 대기업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거래액 1위의 쇼핑 플랫폼에 대해서도 규제당국에선 늘 입점업체와의 갈등 소지를 눈여겨 볼 것입니다.

국내 규제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알기 위해선 EU와 미국 등의 사례와 판례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 규제는 ‘공동부유’ 등의 슬로건을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공산당 우위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EU와 미국이 개인정보 보호, 반독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규제가 플랫폼의 ‘횡포’와 ‘갑질’을 주시하는 측면도 정책이 어디로 튈지 몰라 약간 우려스럽습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한 랄프로렌. 사진 제페토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입점한 랄프로렌. 사진 제페토

정리하면 ▶네이버는 카카오보다는 상대적으로 이번 ‘규제 정국’에서 몸이 가벼운 측면이 있고 ▶글로벌 서비스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긍정적이며 ▶그럼에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어떤 정치사회적 변수가 작용할지 몰라 주가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규제는 양날의 칼입니다. 빅테크 기업은 독점 방지 차원에서 해체해서 분할하는 게 좋다는 이론이 미국을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지만, 이게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좋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주가 측면에선 20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카카오 주주들이 의원실에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주가 변동성 확대…but 카카오보다 안정적!
※이 기사는 9월 1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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