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국 사태 거론하나" 김남국, 토론 중 자리 박찼다 [2040 세대 좌담회]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05:00

업데이트 2021.09.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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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창간기획]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건순 작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건순 작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요즘 세대 차이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20대와 40대다. 두 세대는 남북문제, 지지 정당, 공정담론에 이르기까지 이렇게까지 다른가 싶을 정도로 인식차가 크다. 오죽하면 ‘금성에서 온 20대, 화성에서 온 40대’라는 말까지 등장했을까. 전 연령대에서 40대는 가장 진보적 성향을 드러내는 반면, 20대는 보수화 양상이 뚜렷하지만 성별 인식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세대이기도 하다.

20대에서 국민의힘, 40대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건 단순히 20대는 보수, 40대는 진보라서일까? 이런 물음에 대한 20대와 40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13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좌담회가 열렸다. 40대를 대표해 김남국(82년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동양철학자인 임건순(81년생) 작가가, 20대를 대표해 류호정(92년생) 정의당 의원과 임승호(94년생) 국민의힘 대변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20대가 보수, 40대가 진보라고? 아니다”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임건순 작가.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임건순 작가. 임현동 기자

네 사람 모두 ‘20대는 보수, 40대는 진보’라는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 의원은 “20대가 이념에 좌우되지 않고 오히려 유연하게 사고하는 것 같다”며 “보수화라기보다는 탈이념적으로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인 임 작가는 “가진 것 없고 기득권도 아닌 20대가 보수 혹은 우파가 됐다고 치부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정 의원은 “민주당을 찍지 않았다고 20대가 보수화됐다고 말하긴 부적절하다”고 했고, 임 대변인은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민주당에 실망했을 뿐, 국민의힘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하는 20대의 달라진 시선에 대해서도 물었다. 2017년 대선 전후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에게 80~90%의 지지율을 보내던 20대는, 최근 정부·여당에 가장 부정적인 세대로 변심했다.

김 의원은 “20대의 마음은 결국 그들의 삶의 문제와 직결된다”며 “집을 구할 수 없고, 사회진출 시기도 늦춰지는 등 삶이 어려워진 부분을 굉장히 힘들어 한다”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상암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건순 작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20210913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상암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건순 작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20210913

류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류 의원은 “내로남불로 표현되는 위선 때문”이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청년에게 ‘너희는 잘못 없다. 우리만 믿어라’고 하더니, 알고 보니 별것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임 작가는 “20대들은 조국 사태를 통해서 586세대도 산업화 세대들과 똑같은 기득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기존 보수 정당도 부패하고 무능한 위선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탄핵 정국 후에 ‘우린 저들보다 낫다’는 기치를 내걸고 집권을 했다”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데, 조국·윤미향 사태 등을 거치면서 이들(정부) 역시 부패한 데 사과도 안 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조국 사태 언급 좌담 취지 어긋나” 임승호 “그걸 빼고 어떻게 20대 문제 얘기하나”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임 대변인의 발언에 김 의원이 발끈했다. 김 의원은 “조국 사태를 얘기한다면, 저는 국민의힘이 더 위선적이라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세대 성향 차이를 논하는 좌담 취지에 어긋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임 대변인은 “20대의 성향 변화를 말하면서 조국 사태를 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고, 김 의원은 “그러면 저는 (좌담회에서) 빠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이후 좌담회는 김 의원이 빠진 채 세 명이 이어갔다.

통일 등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20대와 40대의 인식 차이에 대해선 “교육 등 경험과 세대별 현실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 작가는 “40대는 반공교육과 동시에 ‘그래도 한민족인 북한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살았다”며 “20대보다 통일에 집착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변인은 “초등학교 때 통일 포스터 대회를 하면 다들 심드렁했다. 제 다음 세대에는 민족주의 교육이 더 희미해졌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가진 게 없는 20대 입장에선 남을 챙길 여력도 없다”며 “20대에게 북한은 비교적 더 남에 속하는, 동질감이 떨어지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간담회 중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의 발언에 퇴장하면서 자리가 비어있다. 왼쪽부터 임건순 작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중앙일보 2040 세대 기획 좌담회가 13일 오전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빌딩에서 열렸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간담회 중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의 발언에 퇴장하면서 자리가 비어있다. 왼쪽부터 임건순 작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임현동 기자

여성 징병제, 여성가족부 폐지 등 젠더 이슈를 둘러싼 20대와 40대의 인식 차이를 묻자 임 작가는 “이 부분은 세대 문제라기보단 20대 남녀가 알아서 공정한 룰을 정해 볼 문제다. 40대는 논의에서 빠져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임 대변인은 “20대 남성이 여성 징병제에 찬성한다고 하면 ‘군대 가는 게 억울하냐’는 식으로 논지를 약화하는 면이 있다”며 “그런 20대 남성을 혐오주의자, 혹은 일베로 몰아가는 시선이 진지한 논의를 격화시킨다”고 말했다. 반면 류 의원은 “온라인상의 갈등만 부각되다 보니 ‘성차별은 없다’ ‘여성은 의무를 다하라’는 식으로 젠더 문제가 납작해지는 것 같다”며 “정치인들이 여기에 편승해 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해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20대와 40대의 생각이 크게 엇갈리는 분야 중 하나인 ‘공정’ 이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임 대변인은 “자기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방해하지 말라는 게 20대의 공정”이라며 “20대는 열심히 사다리를 올라가는 데 갑자기 문 대통령이 소수에 은혜를 내리듯 ‘황금 사다리’를 내려버리니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사다리라는 표현 자체가 사회에 계급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타인의 행복에 대해 손뼉 쳐 줄 수만은 없는 각박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사회적 자원을 배분 할 때 성과·능력이 아니라 일종의 당성, 충성심과 같은 기준으로 삼는 586의 행태가 공정에 대한 20대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좌담회 말미 정부에 비판적인 20대의 인식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것 같냐고 물었다. 임 작가는 “불만 가득한 20·30 남성을 정치권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단순히 반문 정서만 가지고는 (20대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류 의원은 “이른바 ‘먹고사니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런 양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40 리포트, 이렇게 조사했다
중앙일보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20대와 40대의 인식차가 적잖다”는 주장을 실증하기 위해 이번 기획을 준비했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사흘간 20대 1011명, 40대 1007명을 대상으로 사회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는 전화 면접원 면접조사(가상번호 100%)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설문에선 남북 통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증세, 여성가족부 폐지 등 모두 15개의 문항을 물었다. 질문 문항과 답변 보기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이재묵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한국정당학회장),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의 감수를 받았다. 설문 설계 과정에선 강원택 서울대 정외과 교수, 강정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부터도 도움을 받았다. (가나다순)

중앙일보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든 디지털 인터렉티브 서비스 「초간단 세대성향 판별기」(https://www.joongang.co.kr/digitalspecial/453)도 제공한다. 이를 이용하면 이용자가 20대, 그러니까 MZ 세대와 가까운 성향인지, X세대라고 불렸던 40대에 가까운 성향인지 알 수 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회원 가입 후 15문항에만 답하면 된다. 2020년 총선과 올해 4월 재·보선에서 각각 백만명 넘게 이용하고 공유해 화제가 됐던 「초간단 정치 성향 테스트Ⅰ,Ⅱ」의 후속작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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