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 풀린 英 "강아지 내버리고 싶다" 문의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05:00

미국 콜롬비아에서 한 반려 강아지가 주인 품에 안겨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콜롬비아에서 한 반려 강아지가 주인 품에 안겨 있다.[AP=연합뉴스]

코로나19 제한이 해제되면서 반려견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고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가 최근 보도했다. 동물복지단체 '도그트러스트'에 따르면 영국에서 코로나19 제한이 해제된 지난 7월 12일 이후,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파양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35% 가량 늘었다고 한다. 이메일 문의는 55%, 도그트러스트 홈페이지의 관련 게시판 이용률은 180%나 늘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320만 가구가 애견을 집에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다. 반면 이른바 ‘위드 코로나’ 상황이 되면서부턴 애견을 키우기가 어려워져 유기견이 대량으로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오웬 샤프 도그트러스트 대표는 "애견 주인의 상황이 변하고, 강아지들이 (1년 새) 자라면서 소란스러워지고, 여기에 봉쇄가 풀리면서 많은 주인이 애견을 키우는 것을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동물복지단체 '동물의 권리'(RSPCA)는 일찍이 이런 상황을 예견했다. RSPCA는 "강아지 복지의 큰 위기가 1년 뒤에 닥칠 것"이라고 지난 1월 경고했다. 봉쇄가 해제되면서 주인의 상황이 바뀌면 강아지를 파양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거라는 예측이었다.

도그트러스트는 강아지의 85%가 혼자 집에 남을 때 불안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동물복지단체들은 봉쇄가 완화된 이후에도 애완동물과 주인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가정에서 길러지고 있는 프렌치 불독이 주인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정에서 길러지고 있는 프렌치 불독이 주인에게 보살핌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로 가계의 경제적 여건이 변화한 것도 애견 파양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국에서는 지난 한 해 최소 13만 가구가 집을 잃었고, 8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도그트러스트는 가장이 실직하면서 집까지 잃은 한 가정의 사례를 최근 조명했다. 이들 가족은 현재 사는 숙박업소에서 강아지를 키울 수 없게 하면서 하는 수 없이 강아지를 포기해야 했다고 한다.

영국의 애견 수는 1200만 마리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매년 약 13만 마리가 유기돼 구조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오웬 대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수백만 가구가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오늘날의 (파양) 수치는 슬프게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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