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LBM 잠수함 발사 세계 7번째 성공…장거리 공대지, 초음속 순항미사일도 선보여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00:02

업데이트 2021.09.16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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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5일 충남 태안 안흥종합시험장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3종의 미사일 전력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북한은 이날 낮 12시34분과 39분쯤 평안남도 양덕에서 동해 쪽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장보고-III 도산안창호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장보고-III 도산안창호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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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DD가 공개한 전력은 SLBM,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 3종이다. ADD는 또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과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 시험을 각각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SLBM은 지난달 13일 해군에 인도된 도산안창호함(3000t급)에서 수중에서 발사돼 계획한 사거리를 비행한 뒤 목표 지점에 명중했다고 ADD는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소식통은 “SLBM은 안흥종합시험장 앞바다에서 발사됐고 제주도 서쪽 50㎞ 부근에 탄착해 약 400㎞를 날았다”며 “우리 영해 안에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사거리를 줄였다”고 밝혔다.

대표적 전략무기로 꼽히는 SLBM은 현재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인도 등 6개국만 잠수함 발사에 성공했다. 북극성-1호와 3호 등 북한의 SLBM은 잠수함이 아닌 수중 바지선에서의 발사에 성공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수조나 수중 바지선에서 여러 번 시험했고, 지난 2일 잠수함에서 SLBM을 사출하는 등 단계적으로 성능을 검증했다”며 “본격적인 발사는 이날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SLBM에는 다른 6개국과는 달리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달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362사업단(핵잠수함 사업단) 단장을 지낸 문근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우리도 대응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은 스텔스 설계로 만들어져 적의 레이더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또 정밀 항법·유도 기술을 이용해 목표를 정확히 때릴 수 있다. 이 미사일은 국산 전투기인 KF-21 보라매의 핵심 무장이 될 예정이다.

SLBM 시험 발사 성공.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SLBM 시험 발사 성공.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 한국이 보유한 기존 순항미사일의 최고 속도가 음속(시속 1224㎞)을 넘지 않지만 이 미사일은 마하 2~3으로 날아간다. 정부 소식통은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항공모함 킬러”라고 전했다. 한국판 반(反)접근·지역거부(A2·AD)를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뜻이다. A2·AD는 중국이 해상으로 접근하는 미국을 격퇴한다는 전략이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을 2t 이상으로 키워 파괴력을 늘린 현무-4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지하 벙커의 적 지휘부를 노릴 수 있다.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은 지난 5월 한·미 미사일 지침이 폐지된 뒤 7월 연소시험을 했다. 소형 위성이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단인데 이론상 장거리 미사일에도 쓰일 수 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공개한 무기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응징·보복할 능력을 갖췄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재래식이지만 한국적 맥락에서 전략무기”라고 말했다. 홍규덕(숙명여대 정치학과 교수) 전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은 “‘한국형 전략무기’는 핵을 보유한 주변국의 우위를 일부라도 상쇄할 수 있다”며 “동물에 비유하자면 고슴도치의 가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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