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재명, 대장동의혹 안풀면 치명적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22:11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의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특혜 의혹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대장동개발..이재명의 대표적 업적

꼬리무는 황당의혹..수사로 풀어야

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당 대권후보로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전례없는 악재를 만났습니다.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관련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14일 이재명 지사가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의혹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15일 이재명은 경기도의회에서 ‘(대장동 개발) 수사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다운 정면돌파입니다.

2. 사실 의혹은 간단치 않습니다. 대장동은 분당ㆍ판교와 붙어있는 금싸라기 땅입니다. 이 지역 27만8000평을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이라 ‘황금알을 낳는 프로젝트’로 주목받았습니다. 개발을 두고 부정비리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재명이 성남시장에 재선된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하는 공영개발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개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출자해 2015년 7월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 뜰’을 만들어 추진했습니다.

3. 의혹의 중심은‘성남의 뜰’주주로 참여한‘화천대유’라는 이름의 부동산개발업체입니다. (화천대유는..주역에 나오는 말로..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화천대유는 5000만원을 출자해 577억원의 배당금을 가져갔습니다.
-화천대유는 시행사 자격으로 개발지구내 일부 용지를 직접 취득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화천대유 소유주 A는 경제전문 인터넷언론사 간부였는데,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을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A는 2015년 2월 13일 사업공고 1주일전 화천대유라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화천대유는 A에게 473억원을 장기대여했습니다.

4. 이런 상식밖 일이 가능했던 것은 화천대유가 사실상‘성남의 뜰’을 움직였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성남의 뜰’주식이 우선주와 보통주로 나눠져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우선주는 배당을 우선으로 받는 주식이고, 보통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의결권을 가진 주식입니다. 그런데 보통주 주주가 자신은 2만%이상 배당을 받으면서 정작 배당이 목적인 우선주에는 20% 남짓 배당했습니다. (이 회사엔 우선주도 의결권이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5. 보통주를 소유한 주주는 ‘화천대유’와 ‘SK증권주식회사’입니다.
그런데‘SK증권주식회사’는 이름만 그렇지 실제로는 소수 투자자들로 추정됩니다. 투자금이 합쳐야 3억원에 불과하니까요. 결국 소수의 개인 투자자가 공공개발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입니다.
우선주를 소유한 주주는 개발공사와 재무적 투자자, 즉 은행들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목표한 이익만 받으면 되니까..조용합니다.

6. 이런 기형구조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요?
돈이 말해줍니다. '공공개발 이익을 누가 가져갔나’가 궁극의 의혹입니다.
화천대유의 소유주인 전직 기자 A 외에..아무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세간의 의혹은..실제 투자자들이 이재명과 관련이 있어 숨기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재명 아들과 측근의 친척 등이 거명됐습니다만..이재명 본인이 ‘사실이 아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7. 이재명이 이런 의혹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사안이 그만큼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의 선거구호는 ‘일 잘하는 이재명’입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서 일군 성과를 대표상품으로 삼았습니다. 대장동개발은 그 중에서도 대표작입니다. 부패로 얼룩진 민영개발을 청산하고, 과감하게 공영개발로 전환함으로써 성남시민에게 5503억원의 개발이익을 안긴 ‘모범 공익사업’이라 자랑해왔습니다.

8. 그런데 ‘시민들에게 개발이익을 안긴 사업’이란 핵심 포인트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소수의 투자자들이 성남시민들보다 많은 개발이익을 챙겨갔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더욱이 만약 그들이 이재명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일 잘하는 이재명’이란 구호는 거둬들여야 합니다.

9. 이런 위기상황에선 ‘수사 동의’라는 정면돌파는 옳은 선택입니다.
이재명은 사실상 여당 대선후보나 마찬가지이기에 이런 의혹에 정확히 대응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예의입니다.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합니다.
떳떳하다면 흥분할 것 없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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