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형량까지 물었다, 오경미 앉혀놓고 '고발사주' 난타전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18:33

업데이트 2021.09.15 19:49

15일 열린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논쟁의 장(場)으로 변질됐다. 청문회에선 오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보다 이른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공방전이 오고 갔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판결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발 사주’ 의혹 난타전  

이날 여당 의원들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13일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달 경로로 지목받는 텔레그램을 수사 중간에 삭제한 것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느냐”고 질의했다. 오 후보자는 “새로운 판단 영역이 될 것 같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구체적 형량을 묻기도 했다. 같은 당 김영배 의원은 “검사가 고발장을 써서 정치인에게 부탁해 고발해달라고 이야기한 게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무슨 죄에 해당하고 형량은 어느 정도냐”고 물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도 의혹이 사실일 경우를 전제한 뒤 “이 사건을 배당받으면 어떻게 재판을 진행할 거냐”고 질의했다. 오 후보자는 “사실관계를 잘 모른다”고 짧게 답했다.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오경미 대법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사건을 ‘정치 수사’로 규정하며 방어에 나섰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제보자가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는 표현을 썼다”며 “국정원장이 정치에 개입한 명확한 증거”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법무부 장관이 법사위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 같다는 발언을 부적절하게 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건 없다”며 “이 자리를 정쟁의 장으로 활용해 유감”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법 판결도 화두

오후에 재개된 오 후보자의 청문회에선 지난해 7월 공직선거법 관련 무죄 선고가 나온 이 지사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화두로 떠올랐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이 표현의 자유를 대폭 보장한다는 취지로 방어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거짓말한 건 무죄라는 상식에 반하는 판결을 냈다”며 “취지는 좋지만, 각종 선거에서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유 의원도 “이 지사가 2차 토론에서 상대방 질문이 없었는데도 본인이 나서서 친형을 정신병 입원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언급했다”며 “상대방 질문도 없는데 본인이 관여한 사실을 언급한 경우에도 소극적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볼 수 있는 건가”라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구조 차이는 있는 것 같다”며 “(관련 판결에 대한) 비판이 있던 것도 들었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해 7월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선 기자

야당에서 이 지사에 대한 판결을 잇달아 거론하자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대법관 후보자로서 법리적 이해를 못 하는 건지 말씀을 신중히 하려고 하는 건지 그렇게 답변해 상당히 놀랍다”며 “대법원 판결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운동의 자유를 토론회에서 살려주겠다는 헌법 정신인데 (오 후보자가) 그런 말을 제대로 못해 유감스럽다”며 오 후보자를 다그쳤다.

배우자 논란 “제가 판단할 부분은 아냐”

이날 청문회에선 오 후보자 남편인 이영욱 변호사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항소심 변호인을 맡은 것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첫 젠더·성범죄 전문 대법관 후보자로 평가받는 만큼 배우자가 권력형 성범죄를 변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두고 오 후보자는 “그 부분은 남편의 영역이며 제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가 지난해 2월 판사 신분으로 창원시 부시장직에 지원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부시장 자리를 창원시의 행정 업무를 하는 직업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며 “배우자는 정치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이고 (해당 직은) 정치로서 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청문회 종료 후 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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