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검색시장 지킨 덕?…유럽·美와 다른 한국의 구글 제재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16:53

업데이트 2021.09.15 17:48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경쟁 OS 진입 및 신규기기 개발 막은 구글에 2074억원(잠정) 과징금 부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경쟁 OS 진입 및 신규기기 개발 막은 구글에 2074억원(잠정) 과징금 부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OS 갑질’에 대해 과징금 2074억원을 부과한 이후 수잔 워치스키 유튜브 최고경영자가 15일 “구글은 한국 소비자에 11조9000억원의 편익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정위는 전날 구글이 자사 운영체제(OS)만을 쓰도록 강요한 행위를 제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미·EU는 ‘구글 검색 독점’ 초점

앞서 유럽과 미국도 구글에 제재를 가하거나 소송을 제기했지만, 접근 방향은 한국 공정위와 달랐다. 2018년 경쟁당국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구글에 대해 과징금 5조6500억원을 부과했다. EC는 OS보다 구글의 모바일 검색 시장 독점을 주 타깃으로 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이용해 스마트폰에 플레이스토어와 구글 검색 등을 필수로 심어놓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구조다.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의 글로벌 시장(중국 제외) 점유율. [자료 공정위]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OS의 글로벌 시장(중국 제외) 점유율. [자료 공정위]

미국의 경쟁당국 역할을 하는 법무부(DOJ)는 지난해 10월 구글에 반 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DOJ는 EC와 마찬가지로 구글이 삼성·LG 등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구글 검색이 탑재된 휴대전화를 출시하도록 했다고 봤다. 미국은 더 나아가 구글이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서도 구글 검색을 이용하게끔 해 기타 스마트기기에서도 검색엔진 독점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15일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3 제품. 연합뉴스

15일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3 제품. 연합뉴스

韓 "플레이스토어 위해 독점 계약" 

미국과 EU는 구글이 OS를 이용해 앱 마켓과 검색 시장을 독점한 것을 문제 삼았지만, 반대로 공정위는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이용해 OS 자체의 점유율을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14일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안드로이드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 플레이스토어가 필수이므로 기기 제조사는 구글의 OS만을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제조사가 OS를 변형해 쓸 경우 플레이스토어 사용 권한을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검색은 문제 삼지 않았다.

구글 힘 못 쓰는 검색엔진 국내 시장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구글 힘 못 쓰는 검색엔진 국내 시장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업계에서는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 차이가 판단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은 2014년 이미 구글의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도 DOJ가 소송을 낼 당시 구글 점유율이 90%에 육박했다. 반면 트래픽 분석사이트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2016년 공정위 조사 착수 당시 구글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33.9%였다. 네이버(56.4%)와 다음(5.2%)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구글의 국내 검색 점유율도 36.5%에 불과하다. 여전히 네이버가 1위, 다음이 3위를 기록했다.

구글 검색 커지면, 추가 제재 가능성

토종 검색 시장이 유지되면서 공정위 제재가 OS 독점에만 집중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플랫폼 규제의 중심에 선 네이버·카카오가 구글의 독점을 막는 역설적 현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는 기본적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이뤄진다”고 말했다. 다만 구글이 국내에서도 검색엔진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향후 EC와 같은 제재를 추가로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