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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상직 핵심측근, 이강래 동생 명의로 저가주식 차명매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회사돈 500억원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이 창업한 이스타항공. 이 회사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은 2015년 11월 이스타항공 계열사가 보유한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4만2천여주를 아들과 딸이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에 105억 원 상당에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주당 1만 원대인 이스타항공 주식을 5분의1 수준인 주당 2천여원선으로 거래해 회사에 손실을 입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의원 재판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계열사 측은 이스타홀딩스에 넘긴 524만여주외에도 적지 않은 숫자의 주식을 2천여원선의 낮은 가격으로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저가 주식을 매수한 사람 중에는 19대 국회에서 이상직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핵측근 김유상 이스타항공 부사장이 포함돼있는데, 김 부사장은 이강래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친동생인 이모씨 명의로 저가 주식을 차명 구매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부르고 있다.
 국회의원 3선 경력의 이강래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도로공사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남원순창)을 받아 출마한 여권 유력 인사다. 김유상 부사장은 이 전 원내대표가 18대 국회 등에서 의원으로 재직한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뒤 19대 국회(2012~2016년)에선 이상직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는데 이 과정에서 2015년 전 상관이었던 이강래 전 원내대표의 동생 명의로 이상직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의 주식을 저가 매입한 것이다.
 지난 8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이상직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부사장은 "2015년 하반기쯤 이모(이강래 전 원내대표 동생)씨와 또다른 지인 이모씨 명의로 주당 2100원 가격에 2만주를 매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부사장에 따르면 2만주중 본인이 자신의 돈으로 구입한 주식은 1만주(2100만원 상당)이고, 나머지 1만주는 지인이 산 것이라고 한다.
 김 부사장은 법정에서 "당시 항공업이 장래가 밝고 이스타항공이 비상장 상황에서 저평가돼있다는 금융권 지인들의 권유에 따라 이스타항공 수뇌부 A씨에 부탁해 주식을 샀다"고 증언했다. 주식을 차명 구입한 이유에 대해선 "(2015년 당시 신분이 이상직 의원 보좌관이었기에) 이상직 의원이 이 사실을 알면 사욕을 채운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공직자 재산 신고 대상이라 주식을 보유하면 서류 절차 등이 복잡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순전히 본인의 개인적 동기로 구입했다. 이 전 원내대표의 동생 이름을 빌린 건 그와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라며 "이 전 원내대표는 이런 사실조차 모르며,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강래 전 원내대표도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의 주식 차명 구매는 김 전무와 내 동생 사이의 일일 뿐,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500억대 횡령 기소된 이상직 재판정서 #이강래 보좌관 출신 부사장 실토 #이강래 "나와는 무관. 전혀 몰랐다" 해명 #야권 "검찰이 알고도 축소해 기소" 공격 #5시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윤석열, 몇위로 컷오프 했는지도 파헤쳐 #윤 캠프 인재위원장 김영환 인터뷰 #국정원맨 전옥현이 보는 '박지원 사태'도

-전 보좌관이 동생분 이름으로 이스타항공 주식을 저가에 매수했다는데

  "처음 듣는 얘기다. 동생이 주식 갖고 있었다는 것도 처음 듣는다. "
 -정말 몰랐나.

"그렇다. 김유상과 내 동생은 동향(남원)이고 원래부터 친하다. 둘 사이 일은 내가 모르는게 많다. 난 전혀 무관하니 연계시키지 말라. 실제론 동생이 이스타 주식을 갖고 있을수도 있다. 사업가라 여유가 있어 실소유주일 수 있다. "

그러나 김 부사장이 차명으로 주식을 구입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도, 과거 장기간 보좌했던 전직 의원(이강래)의 동생 명의를 굳이 빌려야했을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도 법정에서 김 부사장의 주식 차명 구입이 다른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찰은 증인으로 나온 김 부사장에게 "이스타항공 측은 향후 (주식 저가 매도가) 문제가 될 상황을 대비해 (주식의 시가는 1만원선인데) 마치 한주당 2000원에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미리 인위적인 거래를 만들기도 했다. 증인은 이를 알고 있었나"고 추궁했다. 이어 "그런 인위적인 거래 중 하나가 증인(김유상)의 지인인 이모(이강래 전 원내대표 동생)씨 등으로 확인됐는데 맞느냐"고 재차 추궁했다. 김 부사장은 "그렇다"고 했다. 김 부사장의 주식 차명 매수는 개인적 동기 외에도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저가 매수)의 '알리바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부사장이 그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도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야권에선 김 부사장의 차명 주식 구입의 진짜 배경이 뭔지, 그처럼 추가로 주식을 저가 매수한 사람들이 누군지 파헤쳐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이상직 의원은 주식 524만여주를 이스타홀딩스에 헐값으로 넘기는 외에도 본인이 속한 민주당 안팎에 최대 수십만주의 주식을 헐값에 사도록해 시세차익을 챙기게해주는 방식으로 '뇌물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타항공 계열사인 새만금관광개발의 경우 보유주식 406만주중 392만주만 이스타홀딩스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며"남은 14만주는 김 부사장 케이스에서 보듯 민주당과 직간접으로 연루된 인사들에 저가로 매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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