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혜의혹 화천대유 "부동산 호재 천운, 文정부에 감사"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15:27

업데이트 2021.09.15 19:24

14일 밤에 찾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의 사무실 입구. 이가람 기자

14일 밤에 찾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의 사무실 입구. 이가람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측이 “억측과 오해를 풀고 싶다”며 중앙일보에 입장을 밝혔다. 언론인 출신 김모씨가 실소유주인 이 회사는 대장동 개발에 참여해 거액의 배당금을 받았다. 최근 정치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들이 이 회사에 일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으나 이 지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14일 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난 A씨는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억울하다”고 입을 열었다. 회사의 총괄 임원이라고 소개한 그는 “화천대유가 설립될 당시부터 계속 일을 해왔기에 회사를 둘러싼 중요한 사안들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수많은 억측과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논란의 핵심을 정리하면서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우리도 예상치 못한 이익을 얻게 된 ‘천운’(天運)인 사업이었다”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화천대유는 지난 3년간 총 577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으며,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를 비롯해 투자자를 모집한 2~7호(SK증권을 통해 투자신탁 형식으로 판매된 펀드)는 같은 기간 346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화천대유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관계자들이 3년간 4040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린 셈이다. 아울러 화천대유는 개발사업을 통해 지난해에 17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다. 향후에도 부지 매각 등으로 더 큰 수익이 예상되지만, A씨는 구체적인 예상 수익에 대해선 함구했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는 이해를 돕기 위한 기자의 주석)

14일 밤에 찾은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의 내부 사무실 모습. 사무실 벽면 곳곳에는 사자성어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임원 A씨는 화천대유의 실소유주인 B씨가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해 관련 분야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가람 기자

14일 밤에 찾은 화천대유자산관리회사의 내부 사무실 모습. 사무실 벽면 곳곳에는 사자성어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임원 A씨는 화천대유의 실소유주인 B씨가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해 관련 분야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가람 기자

화천대유가 1%의 지분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의 모든 권한을 가져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인데 1%의 지분자가 99%를 좌지우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이 사업에서 9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자들이 누구인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비롯해 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동양생명 등이다. 이들이 다 바보인가? 이 사업의 지분 구조를 봐 달라.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의결권이 부여되지 않는 대신 보통주보다 더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식이다. 그런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의 우선주를 가져가면서 의결권도 부여했다. 컨소시엄에 있는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등도 의결권을 가진 2종 우선주를 가져갔다. 그 이후에 남은 정확히 6.9999%의 보통주가 화천대유에 떨어졌다. 우선주에도 의결권이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에 가면 우리는 발언 하나도 못 한다. 이사 추천도 못 했다.”
화천대유가 거액의 배당금을 받지 않았나.
“명확하게 말하자면 우리도 이러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될 줄은 몰랐다. 자꾸 성남시가 가져간 이익과 비교하는데, 애초에 이러한 배당 구조를 만든 것은 성남도시개발공사다. 그들 나름대로 이 사업에서 손해를 안 보고자 확정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설계했다. 확정이익을 보장하고 우선주에 주고 남은 이익금을 보통주에 배당하는 구조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결국 상대적으로 성남시에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우리의 이익이 커진 셈이다.”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가 지분을 가지게 된 것도 이례적인데.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독특하게 공고를 냈다. ‘사업에 참여할 구성원은 AMC(자산관리회사)를 지정해야 한다. AMC를 가지고 사업에 들어와라’. 이렇게 공고를 냈다. 그래서 구성원 중에 AMC로 지정된 사람은 주주이면서도 AMC 역할을 하는 사업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마도 책임과 의무를 더 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AMC를 따로 둬서 위·수탁 관계로 수수료만 받게 할 수도 있지만 성남시는 ‘위탁 수수료 받고 대충 일하지 말고 주주로 참여해서 지분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라’라는 의미 아니었겠느냐. 거듭 말하지만 이러한 사업 구조를 만든 건 성남도시개발공사이고, 우리는 이러한 룰에 따라서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일 뿐이다.”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 공모를 냈던 시기에 설립된 신생회사라는 점을 두고도 말이 많다.
“화천대유 자체는 신생회사가 맞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저를 포함해서 이 바닥에서 10년~20년 이상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대부분 ‘이런 사업이 있다고 하는데 너도 들어올래?’ 이렇게 연락을 받고 모인 사람들이다. 공모에 참여할 컨소시엄에 AMC가 필요하니 개발사업과 관련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락받고 모여서 만들어진 AMC가 화천대유였던 것이다.”
연락은 누구로부터 받았나?
“그런 것에는 의문을 갖지 말아달라. 이재명이냐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언론인이냐 무수히 의혹을 제기하는데, 일단 사실도 아니고 내가 누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 이런 개발사업에선 소위 말하는 ‘전주’(錢主)들이 전문가들을 모아서 사업을 하기 마련이다. 화천대유 직원들은 대부분 연락받고 모인 전문가들이고 우리는 공모에 선정돼서 일하고 있을 뿐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공을 충분히 예상하고 참여한 것인가?
“대장동 개발 사업 자체는 굉장히 매력적인 사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은행도 뛰어들고 내로라하는 금융사들도 다 뛰어든 것이다. 우리도 적자는 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약 7% 지분의 보통주를 가진 AMC 입장에선 소위 말하는 ‘대박’ 사업까진 아니었다. 수익이 발생하면 성남시가 확정이익으로 수천억원을 가져가고 그다음에 금융사가 가져가고 남는 수익이 화천대유에 떨어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부동산 호재가 맞물리면서 ‘천운’인 사업이 됐다. 현 정부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천화동인 2~7호에 투자한 사람들이 가장 큰 대박을 쳤다.”
천화동인 2~7호에 투자한 이들의 정체를 두고도 논란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업 초기에는 AMC 입장에서 수익 전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지분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원래 20~30명의 투자자를 모을 줄 알았는데 상품이 안 팔려서 결국 천화동인 2~7호까지만 팔게 됐고 안 팔리고 남은 지분을 가지고 천화동인 1호 자회사를 만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주주 김씨가 본인의 지인을 위주로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보인다.(※성남의뜰은 지분 50%를 보유한 대주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830억원을 배당했다. 화천대유(1%)와 SK증권(6%)에 같은 기간 577억원과 3463억원을 배당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포함해 전 검사장과 시중은행 부행장 등 화천대유에서 활동한 이들을 두고도 화제다. 김씨가 영입한 것이 맞나?
“개발사업을 하는 과정에선 여러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법률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김씨가 법률고문 쪽의 인사들을 데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 보도된 시중은행 부행장은 저희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모셔온 분이다. 현재는 모두 본인의 업무를 마치고 그만뒀다.”
박영수 전 특검의 딸도 화천대유에 취업했다는데.
“채용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다. 나만 해도 개발사업에 필요한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이미 업계에서 소문이 나 있었기에 전화 받고 이 회사에 들어왔다. ‘누군가가 일 잘한다고 한다. 한번 써봐라’ ‘이력서 보자. 괜찮네 같이 일해보자’ 이렇게 결정이 난 것이다. 소위 말해서 낙하산 아니냐고 하는데 여기 일이 대기업처럼 공채 절차로 인력을 뽑는 구조가 아니다. 그분은 자기가 맡은 일을 잘했고 얼마 전에 일을 그만뒀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성남의뜰’과 자산관리사인 ‘화천대유’의 사무실 주소가 같은 점을 두고도 논란이다.
“대장동 개발은 성남시가 민간사업자와 공모해 추진한 사업이기에 성남의뜰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된 것이다. SPC는 비용 지출이 세법상 금지돼 있어 상근 직원도 둘 수 없는 페이퍼 컴퍼니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산관리용 회사를 별도로 만든다. 이를 위해 만든 AMC가 화천대유다. 당연히 실체가 없는 회사와 이를 운영할 실체가 있는 회사의 주소는 같을 수밖에 없다. 주소가 같다고 ‘한통속이다’ 이렇게 문제 삼는 건 아버지와 아들이 한집에 있다는 걸 문제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본금 5000만원인 회사가 1000배가 넘는 수익을 얻는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자본금과 운영 경비는 엄밀히 다르다. 자본금만 5000만원일 뿐이고 이 사업에서 우리가 운영 경비 등으로 쓴 돈만 해도 7000억~8000억원이다. 5000만원만 투자하고 아무 일도 안 하면서 수백억원 벌어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제일 억울하다. 개발사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것이다.”

화천대유는 무슨 일을 했는가.
“우리는 말 그대로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한다. 개발예정 지구에 가면 주민들은 깃발 꽂아놓고 ‘내 땅에, 내 집에 들어오면 죽인다’고 협박한다. 이러한 와중에 매일 현장 조사하면서 주민들에게 밥도 사드리면서 설득하고 땅을 사서 지주 작업 등을 하면서 개발사업을 하는 것이다. 기자들이 자꾸 찾아와 이렇게 정장을 입고 있지 나도 원래 매일 작업복만 입고 다닌다.”
이재명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한 뒤에도 유착 의혹은 계속 커지고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절대로 자기들은 손해를 안 보고 사업이 망하든 흥하든 자기들이 원하는 수익을 다 뽑아가는 구조로 만들어 놨다. 사업 구조나 주주협약을 보면 AMC인 우리에겐 뭐 하나 유리하게 돼 있는 게 없다. 다 불리하다. 성남시는 이 사업에 단 1원도 낸 적 없다. 자본금 25억원 냈지만 SPC인 성남의뜰 청산하면 어차피 다 돌려받는다. 그런 와중에 5500억원 가져간 것이다. 화천대유가 많은 돈을 번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이 지사와의 유착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부동산값 폭등으로 얻어진 것이다. 부동산 호재가 없었으면 우리는 그저 손해는 안 볼 정도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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