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지원 만족 못한다'···영변 핵시위에 미사일까지 쏜 김정은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14:44

업데이트 2021.09.15 15:06

북한이 핵과 미사일 카드를 모두 동원하며 쌍끌이 압박술로 레드라인에 접근하고 있다.

북한은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15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사일 2발을 시험발사했다. 정보 당국은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쏜 미사일이 국제사회가 발사를 금지한 탄도미사일로 파악했다. 순항미사일에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동원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공개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이 영변의 핵활동을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사일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라파엘 그라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영변의 우라늄 가공 공장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이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HEU를 생산하기 위해선 일정 온도 이상으로 가온(加溫)해야 한다”며 “냉각 장치를 제거했다는 표현이 원심분리기 가온을 위한 조치인지는 그의 설명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 7월 플루토늄 생산 시설인 원자로 가동 징후를 대놓고 보여줬던 북한이 이번엔 인근에 위치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시설에서도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북한이 영변의 원심분리기 시설을 놓고도 뭔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더욱 확대할 경우 이는 북한 핵무기 비축량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북한이 11일과 12일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3일 전했다. [사진 뉴스1]

북한이 11일과 12일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3일 전했다. [사진 뉴스1]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 등을 논의하는 와중에 나왔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 국장은 12일부터 일본에서 한ㆍ미ㆍ일 북핵수석대표 회의를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북핵 수석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대화와 외교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에 앞서 한ㆍ미 양국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 방안을 포함해 북ㆍ미 직접 대화의 필요성에도 공감하는 대화를 진행해 왔다.

그럼에도 미사일을 쏜 건 미국식 인도적 지원은 북한이 바라는 바를 채우지 못한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언인 셈이다. 경제와 대외 관계 분야에선 대북 제재의 전면 해제가 북한의 목표다. 북한이 지난달 초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상응 조치'를 공언했다는 점에서 잇따른 미사일 발사가 끝이 아니며 추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0일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며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적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왼쪽),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가운데)이 14일 오전 도쿄 소재 일본 외무성 국제회의실에서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간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연합뉴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왼쪽),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가운데)이 14일 오전 도쿄 소재 일본 외무성 국제회의실에서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3국 간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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