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구속’ 오거돈 항소심 첫 공판…강제추행치상죄 두고 공방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14:30

1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치상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방청객들이 법정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치상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방청객들이 법정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 2심 첫 공판에서 강제추행치상 혐의 적용 여부를 두고 공방이 펼쳐졌다.

부산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오현규)는 15일 오전 10시 301호 법정에서 부하직원 강제추행 등 혐의로 법정 구속된 오 전 시장에 대한 2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 34분 만에 끝나…강제추행치상죄 두고 공방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오 전 시장은 백발에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다.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한 오 전 시장은 한참 동안 방청석을 쳐다보고, 주변을 둘러보는 등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재판은 시작 34분만인 오전 10시 34분 끝났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6월 2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눈을 감고 있다. 뉴스1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6월 2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눈을 감고 있다. 뉴스1

오 전 시장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봐야”…검찰 “2차 가해”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인정한 강제추행치상죄를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강제추행치상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다. 법원이 신체적 상해가 아닌 정신적 상해를 상해로 인정한 건 이례적이다.

피해자 진료기록에 대한 재감정을 의뢰한 오 전 시장 변호인 측은 성폭력과 강제추행치상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오 전 시장 변호인 측은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강제추행치상으로 인정하려면 진료기록 감정 촉탁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직 (감정 촉탁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료기록 감정 촉탁은 진료기록의 내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그 분야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다. 2심 재판부는 대한의사협회에 진료기록 감정 촉탁을 의뢰했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진료기록 감정 촉탁 신청서에 적힌 범죄 사실로 인해 2차 가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2심 재판부는 검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강간치상이나 강제추행치상으로 인정한 사례를, 오 전 시장 변호인 측에는 인정하지 않은 사례를 제출하라며 공판을 마쳤다. 다음 공판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열린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이 15일 오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2심 첫 공판이 끝나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은지 기자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이 15일 오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2심 첫 공판이 끝나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은지 기자

시민단체 “감정 촉탁 채택한 재판부 가해자 측에 기울어져” 지적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측 입장을 들어 피해자에 대한 감정 촉탁을 하는 것 자체가 기울어진 재판”이라며 “피해자 보호 원칙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장은 “강제추행치상을 입증하는 게 관건인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피해자 중심이 아니다”며 “한국 사회에서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 1심 재판부는 강제추행, 강제추행치상과 미수, 무고 혐의 등 4가지 혐의로 오 전 시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7년을 구형한 검찰은 형량이 낮다며 지난 7월 1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오 전 시장 측도 강제추행치상죄 적용은 법리적 오해라며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8년 11월께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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