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미래학교' 반대 학교 개축 사업 보류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12:07

지난달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초등학교 교문앞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선정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보낸 화환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지난달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초등학교 교문앞에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선정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보낸 화환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학교에 대한 증·개축을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학교 건물 노후도와 안전성 검사 결과에 따라 학부모 동의가 없어도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겼다.

15일 서울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대상 학교 중 철회를 희망하는 경우는 사업 추진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업 철회를 요청한 9개교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일부 학교가 사업 대상에서 빠지게 되면서 올해 대상은 84곳으로 줄었다.

미래학교는 정부가 2025년까지 총 18조5000억원을 들여 지은 지 40년이 넘은 학교를 개축·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한국판 뉴딜’의 대표 과제다. 서울에서는 약 3조2000억원을 들여 서울 시내 200여개 학교를 손볼 예정이다. 스마트 교실과 지역 공유 시설 등을 갖춘 학교로 재탄생 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혁신학교' 의심에 반대 확산

지난 15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시학부모연합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지정 철회 요구 2차 기자회견'에서 한 학부모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5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시학부모연합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지정 철회 요구 2차 기자회견'에서 한 학부모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지난달 서울교육청이 사업대상 학교를 발표한 직후 곳곳에서 학부모의 반대에 부딪혔다. 학부모들은 교문 앞에 근조 화환을 줄 세워 놓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지난 7일에는 서울교육청 앞에서 학부모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학교 사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미래학교 반대 배경에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대표 사업인 '혁신학교'에 대한 반감이 있다. 반대 학부모들은 미래학교를 혁신학교와 비슷한 사업으로 의심한다. 서울교육청은 시설 공사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학부모들은 미래학교 관련 홍보자료의 '교수학습의 혁신을 추진한다' '지역과 학교 시설을 공유한다'는 설명을 근거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최종 결정은 교육청"...학부모 반대 해도 재개 가능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카페에선 신용산초등학교와 용강중학교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선정 철회를 촉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가람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카페에선 신용산초등학교와 용강중학교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선정 철회를 촉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가람 기자

거센 반대에 서울교육청이 한 발 물러섰지만, 사업 재개 가능성도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숙의 과정을 거치고 교육청이 안전성을 검토해 철회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다. 학부모 의견이 반대로 모여도 교육청 판단에 따라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교육청은 또 학부모 의견이 사업 추진에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사업 진행 여부는 학부모뿐 아니라 모든 어른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안전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건 모든 성인의 책무"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아파트도 재개발하는데...학교도 다시 지어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80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80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서울교육청은 사업 철회를 요청한 학교 가운데 안전등급이 C등급 이하인 학교는 정밀안전진단을 한다고 밝혔다. 다시 진단한 결과 안전 등급이 D등급 이하로 확인되면 학교에 사업 재개를 설득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안전 등급이 높아도 지은 지 오래된 학교는 개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아파트도 재건축을 해야 하는 것처럼 학교도 다시 지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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