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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무더위' 영향에…올 여름 기온, 평년보다 0.5도 높았다

중앙일보

입력

무더위가 계속된 7월 23일 울산 울주군의 산책로에서 한 시민 상의가 땀에 흠뻑 젖어 있다. 뉴스1

무더위가 계속된 7월 23일 울산 울주군의 산책로에서 한 시민 상의가 땀에 흠뻑 젖어 있다. 뉴스1

올여름기온은 유난히 더웠던 7월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0.5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장마는 상대적으로 짧았고, 늦여름 비는 잦았던 강수 특성도 나타났다. 기상청은 이러한 내용의 올해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기상청, 올해 6~8월 기후분석 결과 발표 #강수량 적은 편…장마 짧고 늦여름 비 잦아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 평균기온은 24.2℃를 기록했다. 평년(23.7℃)보다 0.5℃ 높은 수준이다. 대기 상층 찬 공기 영향을 받은 6월(21.7℃/평년 21.4℃)과 8월(24.8℃/평년 25.1℃)은 이전과 비슷했다.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 기온이 26℃로 평년 수준(24.6℃)을 크게 웃돌았다. 올 7월 기온은 1973년 이후 6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 중순 이후에 덥고 습한 공기 유입과 강한 햇볕이 집중되면서 폭염ㆍ열대야일수도 크게 늘었다.

올 여름 전국 평균기온 추이. 자료 기상청

올 여름 전국 평균기온 추이. 자료 기상청

기상청은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가운데 극 지역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남하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장마철이 끝난 뒤 대기 상층(약 12km 상공)의 고온건조한 티벳 고기압, 대기 중층(약 5.5km 상공)의 온난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국 쪽으로 확장했다. 여기에 동풍 효과와 강한 햇볕이 더해지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열대야 등이 지속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번 여름 강수량은 612.8mm로 평년(622.7~790.5mm)보다 다소 적은 편이었다. 비는 7월 상순과 8월 하순에 집중되는 형태를 보였고, 남부와 중부 간의 지역별 강수량 차이가 매우 컸다. 8월 말에 많은 비가 내리는 건 예년과 같은 경향이었다.

올 여름 전국 강수량 추이. 자료 기상청

올 여름 전국 강수량 추이. 자료 기상청

월별로는 6월에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천둥ㆍ번개ㆍ우박을 동반한 소나기가 자주 내렸다. 7월은 장마철이 빨리 종료되면서 강수량, 강수일수가 평년보다 적었다. 8월은 정체전선, 태풍 등의 영향으로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다.

이번 장마는 평년보다 늦은 7월 3일 시작해 19일에 끝났다. 중부ㆍ제주는 장마 기간이 1973년 이후 3번째로 짧았다. 중부 지방 기준으로 1973년이 6일로 가장 짧았고, 2018년(16일)과 2021년(17일)의 순이다. 기상청은 이전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느리게 북상하면서 장마철도 늦게 시작됐고, 7월 중순부터 동쪽에서 확장해온 이 고기압이 한국을 덮으면서 장맛비가 빨리 그쳤다고 설명했다.

여름 막바지에 비가 많이 온 것과 관련해선 8월 중순부터 동인도양, 열대 서태평양에서 평년보다 대류가 활발해지면서 필리핀해 부근의 대류가 억제된 영향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동서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정체전선, 저기압, 태풍 등이 나타났고 강수 상황도 잦았다.

가을 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8월 31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상선 기자

가을 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8월 31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편 이번 여름엔 9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평년(11개)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 중 2개(9호 루핏, 12호 오마이스)가 한국에 영향을 줬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여름은 천둥ㆍ번개ㆍ우박과 함께 요란했던 소나기로 시작해 짧은 장마철과 폭염, 장마철 이후 집중호우까지 기후 변동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계절"이라면서 "기후 변화에 대비해 급변하는 기상 상황을 신속하게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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