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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Z세대 채용법…라방서 상품 팔듯, 메타버스 게임하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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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롯데건설은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고 8월 26일 밝혔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SKY31을 구현한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연합뉴스

롯데건설은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한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고 8월 26일 밝혔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SKY31을 구현한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연합뉴스

메타버스·라이브커머스·유튜브 채용설명회, MZ세대 직원이 면접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2년째인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풍경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비대면 전형이 확산되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채용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 부상한 라이브커머스(라방),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채용설명회를 여는 기업도 부쩍 많아진 게 특징이다. 구직자인 MZ(밀레니얼·Z)세대에 친숙한 플랫폼인데다 젊은 기업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예 MZ세대 직원을 채용 면접에 배석시키는 등 전에 없던 파격적 시도를 하는 기업도 있다.

MZ 신입사원과 지원자가 서로 질문  

CJ제일제당은 14일 “하반기 신입사원을 공개 모집한다”며 “MZ세대와의 쌍방향 소통 면접을 시범 적용하는 등 새로운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입사 4~7년차 MZ세대 실무진이 1차 면접에 배석해 지원자와 자유롭게 대화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며 “지원자도 일방적으로 질문을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무 등에 대한 궁금한 점을 선배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MZ세대 눈높이에 맞춘 소통형 면접제도인 ‘컬처핏 인터뷰(Culture-Fit Interview)’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용 6단계 중 우선 1차 면접에만 도입하며, 채용 5개 직군(R&D·제조기술·마케팅·영업·경영지원) 중 식품 및 이커머스영업 직군에 시범 적용키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신입사원 대부분이 Z세대인 만큼 이들을 잘 이해하는 MZ세대 직원의 채용 의견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부적인 공감대가 있었다”며 “시범 도입를 거쳐 점차 확대할 계획”이 라고 말했다.

롯데쇼핑도 지난달 롯데마트·슈퍼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대리급 MZ세대 직원을 면접관으로 구성했다. 이전에는 팀장, 과장급까지 면접관으로 들어갔지만 올해 처음 20~30대 MZ직원들도 함께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재를 보는 시각에도 간부급과 MZ세대가 차이가 있다”며 “MZ세대가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하는데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신입 채용 프로세스를 자사 직무별 특성에 맞춰 세분화하고, 대졸신입 모집시점도 상·하반기 1회에서 연 3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4월 7일 밝혔다. 사진은 SK텔레콤 모델이 ‘점프 버추얼 밋업’ 앱을 활용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참여하는 모습. 뉴스1

SK텔레콤은 신입 채용 프로세스를 자사 직무별 특성에 맞춰 세분화하고, 대졸신입 모집시점도 상·하반기 1회에서 연 3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4월 7일 밝혔다. 사진은 SK텔레콤 모델이 ‘점프 버추얼 밋업’ 앱을 활용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에 참여하는 모습. 뉴스1

채용 과정의 변화는 코로나19로 산업지형이 IT(정보기술)산업·온라인 플랫폼 등으로 급속히 재편되며 주소비자층인 MZ세대가 부상한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입사원에 대한 관심도가 적었다면 몇 년새 MZ세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높아졌다”며 “채용에 있어 이들을 이해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상반기에 삼성전자·SK그룹 등에서는 성과금을 둘러싸고 MZ세대의 거센 반발이 일며 사회적 이슈가 됐다.

MZ세대 평가 위한 새로운 채용방식 필요    

MZ세대 구직자에게 친숙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채용설명회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등은 이달 초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는 쌍방향 소통이 특징이다. 지원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입장한 뒤 인사 담당자로부터 직무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질의응답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시간·장소 등 물리적 제약없이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 좋고, 구직자는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CJ온스타일과 이베이코리아는 ‘라이브커머스’ 채용설명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보다 실시간 '예능형' 소통에 가깝다. 모바일앱에서 ‘라방’(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듯, 채용 담당자가 전반적인 채용 과정을 설명하고 지원자는 실시간 채팅으로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는 식이다. 배달앱 '요기요'는 13일 IT개발자를 뽑으면서 이들 직군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심야에 진행하는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권순원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MZ세대 면접관을 활용하는 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데 더이상 기존 잣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있을 것"이라며 “기존 간부가 파악할 수 없는 지원자의 잠재성을 발견할 수 있고, 점차 유능한 인재를 뽑는 새로운 채용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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